대구 월드컵경기장 옆 벚나무 단지에서는 8일 오후 여행 가방을 든 노인 48명이 벚꽃을 살피고 기념 촬영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멀리 일본 도쿄에서 찾아온 재일동포 경북도민회원들. 3년 전 자신들이 심은 벚나무의 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단을 만들어 찾았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도민회원 100명은 월드컵경기장 공사가 한창이던 2000년 10월 제주도가 자생지인 15년생 토종 왕벚나무 90그루를 구입, 대구를 찾아 직접 심고 조그만 표지석도 세웠다.
고향의 큰 행사에 동참하기 위한 것. 그 벚나무들이 잘 자라 지금은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를 형성했다.
8일 현장을 살핀 이진우(85) 도쿄 도민회장은 "3년 만에 다시 찾아 만져보는 감회가 특별하다"며 "당시 함께 식수했던 친구들 중에는 벌써 저 세상으로 떠난 사람도 있지만 이 나무들은 앞으로도 고향 땅을 잘 지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21일 지하철참사 현장을 찾아 도민회 이름으로 2천만원의 성금을 낸 데 이어 이날도 일행과 함께 분향소에 들러 1천만원을 냈다.
박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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