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스초첨> 지하철 무연고 시신 3구는 누구?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발견되고도 가족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3명의 유해가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직 신원을 못밝힌 6구의 유해 중 3구는 유전자 확인까지 끝냈는데도 같은 유전자를 가진 가족의 실종 신고가 없어 누구인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이 있었다면 당연히 신고했을 것이라 가정한다면 이들은 혼자 이 세상을 살다 길거리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세상에서 잊혀진 사람들'(Forgotten Men)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관측. 그래서 주위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수사본부.수습대책본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사건 당일 전동차에 탔다가 변을 당한 '무연고자'로 보는 견해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사건 발생 두 달이 되도록 실종 신고가 안된 것은 주변에 신고할만한 가족이 없기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가족이 없어졌는데도 이같은 전국 규모의 큰 사건을 겪으면서 실종 신고를 내지 않을 가족이 어디 있겠느냐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대구 중심가의 무료 급식소 한 관계자도 "늘 오던 노인 중 참사 후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당국은 물론 연고자가 있는데도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비해서 실종신고를 추가 접수하고 유전자 감식을 위한 채혈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개연성 높은 신고가 없다고 했다.

남은 유해의 일괄인도 등 최종 단계에서까지도 신원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대구시는 무연고 시신 처리 절차에 따라 이들 유해를 처리하게 될 전망이다. 무연고 시신은 대구시가 일단 시립공원묘지 등에 가매장했다가 판단에 따라 추후 적절한 때에 화장한 후 안치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그럴 경우에도 찾는 이 없이 혼자 세상을 떠난 '세상에서 잊혀진 사람들'의 사연은 시민들 가슴에 오래토록 남아 안타깝게 하면서 자신들의 생활까지 되돌아 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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