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룸살롱, 골프장 등을 이용한 향락성 접대비 단계적 축소방침에 대해 경비 절감, 윤리경영 강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며 대체로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마케팅이나 회계부문의 선진화 계기로 보고 있으며 경비 절감이나 건전문화 형성으로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접대비 줄이기 등 세정개혁 방향과 기업들의 반응을 지역업체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정부 접대비 건전화 방안=정부는 룸살롱 등 고급유흥업소와 골프장 등 업무와 직접 연관이 없는 특정 업종에 대해서 접대비 인정비율을 축소하는 한편 전체 접대비 인정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주나 가족의 개인적인 접대비 지출에 대해서는 강도 높고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기업주나 가족이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지출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 회사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 접대비 지출 사례에 대해서 세무조사를 통해 사용내역을 파악하고 변칙지출은 세금을 추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레저용품, 주방용구 등의 구입과 피부미용실·예식장·한의원 등 이용비, 귀금속·의류 구입비 등에 사용된 접대비 지출에 대해서는 기업주나 가족 등의 개인차원의 지출로 보고 이같은 행위를 상시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정규모 이상의 접대비 지출시 접대일시와 대상자, 접대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이를 세무당국에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기업이 접대비 인정한도내에서 지출을 할 경우 지출 목적 등에 대해 세무당국에 소명하지 않아도 모두 인정해 주고 있다.
▨세정개혁 방향과 선진국 사례=국세청장, 시민단체, 경제단체, 학계 등으로 구성된 세정혁신추진위원회는 기업 접대비와 관련 기본적으로 향락성 경비 및 기업자금의 사적 사용을 엄격히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업과 관련성이 적은 향락적 접대비와 기업자금의 개인적 지출에 대해 세금계산상 비용 인정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및 행정집행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접대비가 2000년 2조9천754억원, 2001년 3조9천635억원, 2002년 4조7천434억원 등으로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와 접대문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하루아침에 없애기는 곤란하지만 기업문화 건전화 차원에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지만 시민단체, 경제단체, 학계 등이 의견을 수렴해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접대비 전액을 부인하고 있지만 자본금 5천만엔 이하 소기업만 80% 인정하고 있다.
미국도 사업관련 접대비의 50%만 손금으로 인정하고 사교목적의 오락, 스포츠 클럽의 회비 등은 전액 부인하고 있으며 75달러 이상 접대시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기재하고 있다.
독일은 수렵, 승마, 골프 등을 위한 지출은 전액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역기업 반응=△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ㄱ업체의 경우 회의비, 업무추진비, 직원 회식비 등의 비용이 연간 1억원 정도 소요되지만 고급술집 접대비는 아예 편성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의 경우 이라크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로 수출환경이 악화돼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어 룸살롱이나 골프 접대를 할 형편이 안된다는 것.
△의료기를 생산하는 ㄴ업체는 기업 접대비 축소방침에 대해 꼭 골프를 쳐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마케팅이나 회계부분의 선진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수출 상담차 미국을 방문한 이 회사의 대표는 바이어들이 야구경기장으로 초정해 직원들이 다녀왔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폴리에스테르 니트를 수출하는 ㄷ업체의 경우 20여년간 바이어들과 신용관계로 전화 한 통화로 계약을 맺고 거래를 하는 일이 잦은데 실제로 접대할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시대에 뒤진 호화접대는 현실적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한데, 수출시장에선 시장이 개방돼 있어 접대한다고 해외바이어들이 가격을 더 주고 구입할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현대시장은 경쟁력과 품질의 싸움인데, 접대비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주로 직원들의 회식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것.
△ㄹ유통업체의 경우 지역기업들이 어려운데 오히려 잘됐다며 접대비 축소는 경비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간부들도 일정한도액을 정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고 있는데 룸살롱이나 골프 접대의 업무관련성 입증이 강화될 경우 귀찮아서라도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ㅁ섬유업체도 접대비 축소는 반대할 명분이 없으며 영업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룸살롱의 경우 경비가 많이 들고 과소비의 측면이 있어 이해가 되지만 골프의 경우 스포츠라고 볼 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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