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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 시각장애인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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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나, 심봉산데…군수실로 좀 데려다 주소!"

관공서마다 설치한 시각장애자 편의시설이 장애자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혼동과 위험만 초래해 없느니만 못한 장애물로 전락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1994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자 편의시설 및 설비의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장애자를 위한 시설 설치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각 기관들은 지체 장애자를 위한 통로개설 및 휠체어 비치 등을 하면서 정작 시각장애자용 시설은 눈가리고 아웅하는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합천.거창군을 비롯한 농촌지역의 군청, 의회, 경찰서, 교육청, 읍.면사무소 등지에는 건물 내부구조를 알리는 점자안내판조차 없다.

기본적 보행을 위해 황색 점자 유도블록이 그럴듯 하게 설치돼 있으나 형식만 갖추고 있다.

시각장애자용 유도블록은 직선보행.방향전환.목적지 발견의 3요소가 갖춰져야 비로소 제구실을 할 수 있다.

출발.정지.위험물 등을 알리는 점블록과 방향.보행을 알리는 선블록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기관에는 계단.현관문 등을 알리는 점블록만 설치해 놓았을 뿐 보행을 유도하는 선블록은 아예 설치조차 않았다.

연구논문 작성을 위해 농촌지역 실태 파악에 나선 부산맹학교 정이천(46) 교사는 "시각장애자가 방향을 몰라 종일토록 점블록 위에서 뱅뱅 돌아야 하는 꼴"이라며 "차라리 없애는 것이 장애자를 돕는 길"이라고 한탄했다.

합천군 사회복지과 담당자는 "기존 건물에 장애자 시설을 새로이 갖추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며 "최소한 실내블록만이라도 제대로 갖추겠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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