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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혼돈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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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경찰, 공무원, 장관은 물론이고 청와대 비서진들은 여태껏 뭘했다는 말입니까. 대통령이 사태를 모르고 있었다니요?"

포항지역 물류마비 사태와 관련, 6일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관계장관들을 크게 질책하고 불법행위에는 사법처리 등 엄정대처를 지시했다는 소식을 접한 파업중인 운송노조원들은 처음에는 분노하다가 이내 실소(失笑)했다.

한 노조원은 "잡아넣겠다(사법처리)는 말이 무서운게 아니라 지금까지 몰랐다는 말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조합원도 "빚에 쪼들린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수천 명이 운전대를 놓고 거리에 드러눕도록 모른채 하다가 이제와서 엄정대처라니…. 우리의 요구는 누가 들어줍니까"라며 핏대를 세웠다.

'시위와 농성-불법파업-주동자 구속'이라는 노동현장의 문제해결법은 이미 도식화됐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생존권 확보차원이고 사용자측은 고소.고발.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이어지며 결국 당국은 주동자 구속. 시민들은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런 일은 줄어들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포항사태를 지켜보는 노동계와 일반 시민들의 입장은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신정부 출범후 사실상의 첫 춘투앞에서 개혁장관이라는 사람들도 예전과 크게 다를바 없고, 공직자들도 옛모습 그대로인듯 하다는 말들이다.

파업 원인 해결은 벌써 뒷전으로 밀려나는 듯한 인상이다.

참여정부 정책의 근간은 민주, 참여, 합리, 개혁 등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청와대에서 하부조직으로 내려오면서 방치, 방관, 무소신, 무대응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집회나 시위의 자율성 보장과 사태의 방치는 엄연히 다른데도 말이다.

과거 문민정부 시절 YS가 '재임기간 절대로 돈을 받지 않겠다'며 부패척결을 강조했을 당시 시중에 떠돌았던 비아냥이 '대통령 혼자 안먹고 나머지는 다 먹는다'는 것이었는데, 참여정부하에서도 대통령 혼자 개혁에 매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밑으로 내려올수록 가치관의 혼돈이 극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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