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군보건소 장애노인 이동목욕 서비스

"말벗이 없어 사람이 그립더니 말벗은 물론 목욕까지 시켜주다니,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 있능교".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신금순(67·의성군 봉양면 문흥리) 할머니는 "모처럼 목욕을 하고 나니 몸과 마음이 날아갈 것 같다"며 앞 못보는 서러움을 이렇게 달랬다.

의성군보건소가 중증·노인성장애인 등 몸놀림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이동목욕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보건복지행정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의성군은 전국에서 노인지수가 가장 높은데다 중증·노인성장애인 비율도 타지역보다 높다.

그래서 의성군보건소는 지난해 7월 7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동목욕차량을 구입했다.

월풀욕조에다 자동 리프트시스템까지 갖춰 편안하고 안락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이 차는 매주 3차례 군내의 오지마을을 돌며 장애노인들을 씻기고 있다.

방문보건팀 류옥순(39)씨는 "장애노인들에게 목욕을 시켜드리니 노인들의 재활의지가 한층 높아졌고, 합병증에 대한 우려도 상당부분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동목욕서비스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의성향군회에서 36명, 적십자봉사단 9명, 의성로타리클럽 9명, 천주교자원봉사자 9명, 119소방대 7명, 개인 5명 등 모두 75명이 번갈아가며 남녀 장애인들의 목욕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창희(49) 의성향군회장은 "남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고, 서원숙(49) 적십자봉사회장은 "목욕봉사할 때는 힘들었지만 목욕후 기뻐하시는 장애노인들을 볼 때는 마음이 뿌듯하고 생활에도 활력이 생긴다"고 거들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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