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전 산업 마비 위기

운송하역노조의 파업으로 빚어진 포스코 등 200여개 포항공단 업체들의 제품출하 중단이 조선.자동차.가전 등 철강관련업은 물론 농업과 건설현장 등 전국 모든 산업의 동반 마비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판재류와 형강류 등 포항공단 철강업체들로부터 원.부자재를 공급받는 울산.거제.부산 등지의 조선 및 자동차 업계는 재고물량을 거의 소진해 조속한 시일내 자재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는 파행 조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철강 수요가 가장 많은 울산의 현대계열사들은 7일부터 울산항 하역노조가 파업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지역 화물차주와 80여개 운송업체들까지 파업에 가세하자 납품 차질을 우려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가전.타이어업계 등도 포스코가 생산한 냉연강판이나 선재류를 공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량박스나 철골조 등을 만드는 철구조물 업체들도 철판과 빔류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자재확보에 비상이 걸린 대구지역 자동차부품업계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가동이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강대리점을 통해 원자재 재고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며 가동중단에 몰리지 않기 위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 임경호 기획조사부장은 "지역 자동차업체들은 현대차 납품업체가 대부분인데 포스코 화물차 출입이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 현대가 자체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한은 2, 3일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 기한을 넘길 경우 지역 업체들도 조업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달말까지 작년 수해복구 공사를 끝내야 하는 건설업체들은 그동안 철근품귀 등으로 공기에 차질을 빚어온 상태에서 그나마 부분적으로 공급되던 물량까지 완전 끊어지면서 곳곳에서 공사중단 사태가 빚어지고 있고 일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공기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공단 시멘트 제조업체들도 하루 평균 1만2천t 가량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레미콘과 벌크공급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기사들의 고속도로 준법운행까지 겹쳐 레미콘의 경우 납품시간 준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북레미콘조합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벌크시멘트 및 포장시멘트 운송차량들이 일제히 운행을 중단하고 있는데다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하치장이 위치한 포항지역으로의 화물차량 진출입 자체가 불가능, 시멘트 수급이 전면 중단되고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 주요 시멘트 공급원인 쌍용양회가 포항과 마산으로부터 시멘트를 조달받지 못해 7일부터 레미콘업체에 대해 시멘트 공급제한에 나섰다.

물류마비는 영농철을 맞은 농촌 들판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항공단의 (주)협화, (주)세기, (주)제철세라믹 등 비료제조 업체들은 성수기를 맞아 출하량을 늘려 잡았으나 화물차 올스톱으로 농민들에게 비료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은 이번 물류 마비사태로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공단내 업체들의 하루평균 피해액이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황재성.박정출.윤종현.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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