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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첫 방미 실리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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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생애 처음으로 미국땅을 밟았다.

노 대통령은 "가슴이 설렌다.

일하러 가는 기분 같기도 하고 첫 길이라서 여행하는 기분같기도 하고…"라며 긴장과 흥분이 교차하는 듯한 어조로 방미소감을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이 미국땅에 첫 발을 내디딘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은 한낮인데도 짙은 안개가 낀 데다 강한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 실무방문인 탓에 별도의 환영행사도 열리지 않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노 대통령의 미국방문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듯 했다.

출국성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려 하기보다는 한.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한 토대를 굳건히 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밝힌 노 대통령은 기내 기자간담회와 뉴욕 동포간담회, 수행경제인 간담회 등을 통해 "(이번 방미는)북핵문제에 대한 원칙과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거듭 제시했다.

그는 "한미간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큰 원칙은 일치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과)만나서 얘기하면 일치감이 확인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서부영화에서 봐 온 전형적인 미국식 남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자신과 '코드'를 맞출 수 있다는 뜻으로도 들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정상회담 등 방미외교에 임해 실리를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한.미간 현안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한국과 한국의 대통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의구심'을 완전히 털어버려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는 것이다.

손길승 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대거 수행에 나섰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한국경제가 다시 도약하느냐 죽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행사'라는 비장한 각오로 따라 나섰다고 한다.

경제인들은 이번 방미는 부시 대통령과 북핵문제와 한미동맹관계 등 양국의 현안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쳐서는 안된다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큰 원칙에 합의하고 '코드'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성과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직시해야 한다.

서명수 정치2부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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