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정 넣은 사랑의 김밥

대구 상인동 '소문난 김밥공장' 사장인 이차연(39.여)씨는 신애보육원(평리6동) 아이들 사이에 '김밥 아줌마'로 통한다.

보육원 야유회나 아이들 소풍 등 행사 때마다 김밥이며 과일을 살며시 놓고 가기 때문이다.

이씨의 봉사는 먹을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보육원의 한 어린이의 결연자를 맡아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낸다.

실제 나이는 9살인데도 6살로 호적에 오른 이 아이가 "내년엔 학교에 갈 수 있어요?" 하고 묻는 모습에 마음 아파 나선 걸음이다.

이씨가 신애보육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 전이었다.

처녀 시절 복사기회사 사원으로 근무하며 복사기 설치를 위해 이 보육원을 찾았다가 흙장난 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박인 것이었다.

"나중에 형편되면 꼭 다시 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결심했던 이씨는 그 약속을 잊지 않고 7년여만에 지키기 시작했다.

이씨는 김밥과 과일을 보낼 때마다 아이들이 그걸 맛있게 먹는 모습을 늘 상상한다고 했다.

50여명의 아이들이 '이 음식은 누가 줬을까' '그 분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할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것.

"보육원 아이들이 일반 가정 자녀들에 못잖게 밝게 생활하고 있어 너무 기쁩니다.

환경을 탓하지 말고 사회에 보탬 되는 사람으로 커 갔으면 합니다".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가게 문을 열고 늦은 밤까지 장사해야 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씨는 보육원 아이들을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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