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먹는 꽃요리-음식에도 '꽃바람'

음식 문화의 고급화와 함께 사람들의 음식 취향도 특별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먹는 꽃'의 등장이다.

뭔가 특별하고 이색적인 것을 찾게 되면서 꽃을 음식에 접목해 '보는 꽃'에서 '먹는 꽃'으로 전환한 것이다.

음식점에서 음식 위에 장식돼 있는 꽃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먹어도 되는지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장식꽃은 대부분 먹어도 괜찮지만 먹는 꽃은 '따로' 있다.

먹을 수 있는 꽃은 그 종류가 한정돼 있다.

예로부터 먹거리로 활용해온 꽃 들은 진달래, 국화, 팬지, 금잔화, 호박꽃, 아카시아, 민들레꽃 등이 있다.

또 식용가능한 꽃이라 해도 재배 과정이 관상용 꽃과는 달라야 한다.

외관상 '관상용'과 '식용' 꽃은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관상용 꽃은 성장을 촉진하고 색깔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농약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

식품의약청 관계자에 따르면 "식품의약청에서 꽃에 남아있는 잔류농약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식용 여부를 검토한다"고 하니, 구입할 때 이 점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꽃을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대표적인 것이 화전이다.

음력 3월3일 삼짇날에는 진달래꽃을 따다가 찰떡에 곱게 붙여 진달래 화전을 지져먹었고 9월9일 중양절엔 국화전을 부쳐먹었다.

그 외에도 매화차, 국화차, 연차 등의 차 종류와 원추리밥, 호박꽃탕 등도 즐겨 먹었던 꽃 음식이다.

꽃은 식물의 생장기에 피기 때문에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어 몸에도 좋다.

식용꽃 전문 재배업체 엔젤농장의 안승환 대표는 "꽃의 색소인 안토시안엔 체질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항산화성, 항종양성의 효능이 있고 꽃마다 각각의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도 사용돼왔다"며 "그러나 꽃잎에 열을 가하면 꽃의 모양과 향, 색깔이 반감되고, 안토시안의 효과가 파괴되기 때문에 열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카시아나 로즈마리의 경우는 단맛, 베고니아는 신맛, 한련은 매운맛을 내는 등 꽃마다 특유의 맛이 달라 이들을 사용하면 여러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용가능한 꽃을 집에서 기른다면 요리에 활용해도 된다.

단 요리할 때 꽃받침과 꽃술은 반드시 제거하고 찬물에 조심스럽게 씻어 물기를 빼도록 한다.

특별한 메뉴를 만들기보다 기존의 평범한 요리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을 첨가하면 금새 별미가 된다.

향기와 분위기는 덤이다.

쌈이나 비빔밥에 넣어서 먹어도 좋고 요쿠르트 등에 섞어 먹거나 샌드위치, 송편 등에 활용하면 색도 곱고 꽃의 영양도 섭취할 수 있다.

또 얼음을 얼릴 때 꽃을 살짝 띄우면 색다른 얼음이 된다.

아카시아가 활짝 핀 요즈음은 아카시아꽃을 송이째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면 달콤한 꽃튀김을 즐길 수 있다.

또 호박꽃찜도 맛과 멋을 겸비한 요리. 호박꽃 봉오리에다 다진 쇠고기, 으깬 두부, 표고버섯 등으로 만든 소를 넣고 데친 미나리로 입구를 묶는다.

그 후 냄비에 육수를 끓인 후 준비된 호박꽃을 넣고 자작하게 익히면 화려한 호박꽃찜이 된다.

최세정기자

사진제공: 이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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