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包裝)'이라는 말을 사용하기에도 어색한 철강제품 포장업을 하는 포항공단의 삼정피앤에이. 이 회사는 두루마리 휴지 모양으로 생산되는 강판을 포장하는 기술 하나로 창립 30년만에 동종업계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일반인들은 "부러지지도 않을 철판을 왜, 어떻게 포장하느냐?"고 묻지만 자동차나 냉장고.세탁기의 내외벽 마감상태 등이 철판의 품질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철강포장업의 중요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장춘식 총무팀장은 "코일중에 별도의 포장지 없이 단순하게 밴드로 묶은 것은 열연코일로 철구조물.교량.선박 등 구조용 강판이나 컨테이너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포장용 종이나 얇은 철판으로 포장된 것은 냉연 및 석도강판으로 가전.자동차 등을 만드는 고급제품"이라며 "이 모든 제품의 포장을 우리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73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줄곧 포스코가 생산하는 모든 철강재의 포장을 도맡다시피 해왔다.
따라서 1천명 직원들은 "포스코 제품의 우수한 품질은 삼정피앤에이의 기술력에 의해 최종 순간까지 유지되는 것"이라며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독보적인 기술은 곧 수익성으로 연결돼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1천1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천2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장작업으로 한해에 1천억원 이상을 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정용희 사장은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인 만큼 노사관계 안정과 산재예방이 생산성 향상의 전제조건"이라며 "특히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무교섭으로 임금교섭을 타결하면서 장기불황을 어렵지 않게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삼정피앤에이는 우리나라가 IMF구제금융을 신청하던 지난 97년 11월 코스닥 등록을 통한 기업공개에 이어 모든 산업계가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올해에 사상 최대 매출액 달성을 선언하는 등 투명하고 과감한 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선진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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