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지도자 강원용 목사(86)가 생의 큰 매듭을 짓는다는 마음가짐으로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5권짜리 자서전 '역사의 언덕에서'(한길사 펴냄)를 펴냈다.
팔순의 중반을 넘어선 노령의 저자는 일제 강점기, 해방과 분단, 한국전쟁을 거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정권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직접 몸으로 체험한 것들을 차곡차곡 풀어놓고 있다.
"격랑의 세월을 헤쳐오며 내 눈으로 보고 내 머리로 판단하고 내 몸으로 겪어온 일들을 사실 그대로 써보고 싶었다.
죽은 뒤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 내 삶을 심판받기 전에 나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 앞에서 나를 장식해온 모든 옷을 벗어버리고 심판을 받고 싶었다".
이 책은 굴곡으로 점철된 역사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겪었던 사건과 인물들을 시대순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아니 살아남은 지식인'이 들려주는 우리나라 현대역사서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이야기는 함경도의 가난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대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유년시절부터 시작해 고령의 나이를 잊고 평화운동을 펼치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을 가하며 활발한 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젊은이에게 들려주는 나의 현대사 체험'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그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로 자신을 중간파, 때로는 회색분자로 취급하는 일반의 오해를 풀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이해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감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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