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왕정치.로드리게스 닮은점과 다른점

이승엽이 26세10개월4일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300홈런기록을 세움으로써 일본의 왕정치와 미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기록사의 앞줄 자리를 양보하게 됐다.

일본야구 역대 최고의 강타자 왕정치와 미국 현역 최고의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각각 이승엽의 닮은 꼴과 다른 꼴이다.

대만 출신으로 일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선 왕정치는 지난 99년 이승엽이 한 시즌 아시아최다홈런 신기록을 향할 당시에도 이승엽과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은 비교 대상으로 꼽혔다.

왕정치는 1958년 고시엔대회에서 에이스로 와세다실업학교를 우승으로 이끈 후 스카우트 파문을 일으키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나 투수로서 평범한 편이어서 장타력을 더 인정받아 타자로 전업했다.

이승엽이 청룡기고교야구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경북고를 졸업한 후 한양대와 줄다리기 끝에 좌완투수로 대구삼성에 입단했으나 부상으로 타자로 전업한 것과 같다.

왕정치는 데뷔 3년째인 62년 홈런왕에 올랐고 6년째인 64년 한시즌 홈런 신기록(55개)을 세웠다.

이승엽도 프로입단 3년째인 97년 홈런왕에 등극한 후 왕정치보다 한 시즌 빠른 99년 한시즌 홈런 최다기록(54개)을 세웠다.

이승엽은 99년 홈런 폭풍을 몰아칠 당시 왕정치의 외다리 타법과 비슷한 타법으로 비교되기도 했다.

왕정치는 통산 868개의 개인통산 세계최다 홈런기록으로 일본 야구 역대 최고 타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역인 이승엽도 이영민, 김응룡, 박영길, 김봉연, 이만수, 장효조, 장종훈, 이종범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타자의 길을 가고 있다.

이승엽이 강한 손목 힘, 빠른 허리 스윙, 든든한 하체 등 온 몸을 이용하는 부드러운 스윙으로 홈런을 날린다면 외다리 타법의 왕정치는 부드러우면서도 칠 때 힘을 모으는 스타일. 이에 비해 미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강한 하체를 바탕으로 힘을 모아 치는 스타일이다.

이승엽보다 한 살 많은 로드리게스는 도미니카계 미국인으로 93년 웨스트민스터고교를 전국 1위팀으로 만든 후 미국 전체 드래프트 순위에서 1순위로 입단, 승승장구해왔다.

유격수로 수비도 뛰어나 뉴욕 양키즈의 데렉 지터, 보스턴 레드삭스의 노마 가르시아파라와 함께 미국의 3대 유격수로 꼽히나 장타력에서 이들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이다.

96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98년 40홈런-40도루클럽에 가입했고 2001년 연봉 최고액 선수로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겨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고 있으며 지난해 57홈런과 147타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