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재건축 러시... 곳곳서 '마찰음'

다음달 건축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주택관련 법과 조례 시행을 앞두고, 대구시내 재건축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추진이 봇물을 이루면서 이를 둘러싼 마찰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고층아파트를 둘러싼 일조권과 조망권 시비에서부터 저층 아파트의 재건축 시공사를 바꾸라는 요구와 재건축 추진 자체를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까지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있다. 이 중 몇몇 단지에서는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구시가 지난달 30일 건축심의를 통과시킨 남구 봉덕2동 1099의 11 '효성타운' 아파트와 신천대로변 사이 단독택지 재건축아파트(7개 동, 최고 28층)와 관련, 인근 단독택지 주민들과 효성타운 입주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가 우려되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신천대로 상동교부근 교통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면서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효성타운(1천162가구) 입주자대표회의는 시청을 방문한 데 이어 남구청을 찾아 사업승인을 해 주지 못하도록 요청키로 하는 한편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아래 입주민 서명을 받아둔 상태다.

시는 "건축심의서에 대해 최고층 2개 동을 30층에서 28층으로 낮추는 조건으로 건축심의를 통과시켰지만 재건축조합(조합장 정휘진)이 단지를 1차(270가구), 2차(209)로 나눠 설계한 상태여서 사업승인권자는 남구청이 된다"고 말했다.

또 수성구 범어3동 2148 일대에 19층 높이의 고층아파트 건설을 두고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드센 상태다. "단독주택 일색인 지역에 고층아파트가 건설되면 주변 주택들의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 당하게 된다"면서 100여명의 주민들이 수성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나선 것. 이에 구청은 19층 높이 1개 동으로 건축심의 신청된 이 아파트에 대해 2개 동으로 분리, 16가구를 줄이는 선에서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덕 위에 고층아파트를 지을 경우 인근 주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데도 구청은 주민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반발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아파트 단지에서도 조합과 조합원간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예비안전진단 후 시공사 선정까지 마친 달서구 성당동 모 아파트의 경우 상당수 입주민들이 "인근 단지에 비해 대지지분 대비 무상지분율이 낮고, 추가부담액이 높다"며 재건축 동의서 반환을 조합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수성구 시지지구 '한우아파트'의 경우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쪽과 반대하는 세력이 대립하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집단적으로 구청을 방문, 서로 자기입장을 행정에 반영해 주길 요구했다.

수성구 황금동 '수성1차우방'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상가가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아파트 부녀회 회원들이 23일 오후 상가를 집단 방문,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달서구 모 재건축 대상 아파트단지에서 시공사 재선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가 하면 이미 교통영향평가나 건축심의 된 시내 여러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지 주변에서 일조.조망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추세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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