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등장은 정보기술의 혁명을 가져왔다.
정보 교환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게 됐고, 인쇄를 중심으로 발달된 활자문화가 무력해지는 느낌이다.
더구나 인터넷은 누구나 자기 의견을 쉽게, 빨리, 넓게 알릴 수 있어 정보의 보편화와 민주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사용인구가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인터넷 강국'으로 부각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 같은 엄청난 변화와 편의성에 따르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칼이 흉한의 손에 들어가면 사람을 죽이는 흉기로 변하듯이 정보기술과 인터넷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이상적으로 운용될 때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아름답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늘어날수록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그 폐해도 엄청날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벌써부터 아우성이 높아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상업광고와 음란물의 범람, 바이러스 침투에 의한 정보망 파괴, 언어의 왜곡.파괴와 폭력, 정보 격차가 빚는 소외와 위화감 심화 등이 그것이다.
▲유아용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 싸게 판다고 속여 주문 물품 대금 12억원을 가로채 덜미가 잡힌 '인터넷 사기' 사건이 최근에 또 일어났다.
시중보다 20~40% 할인 판매한다며 회원 2만여명을 모집했지만, 물품도 전혀 확보하지 않은 채 홈페이지를 개설했던 경우다.
회원이 카드 결제 후 5일 이내에 대금이 입금돼야 하나 배송은 구매 신청 후 14일까지 해도 된다는 점을 악용해 돈만 챙긴 사기 행각이었던 셈이다.
▲미국은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광고.판촉 전화를 막으려는 이른바 '텔레마케팅과의 전쟁'에 돌입한 모양이다.
연방공정거래위(FTC)가 수신거부 명부 등록을 받은 첫날(28일) 접수창구에 무려 53만5천여 가구가 쇄도하고, 격려 메시지는 그 숫자를 훨씬 웃돌았다는 보도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폐해와 함께 텔레마케팅 분야에도 그 사정이 비슷해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이 제도를 시행해 효과가 크면 지구촌에 파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교류와 통신수단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 자체가 이전 매체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와 확장성.편의성을 자랑하는 문명의 이기이지만, 잘못 쓰면 그만큼 치명적인 흉기로 둔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버 범죄가 5년 사이에 무려 495배나 폭증했다는 조사가 나왔었다.
특히 유해정보 사이트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을 만큼 그 폐해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 없는 범죄'가 수사 당국을 비웃듯 확산일로에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건전한 이용자들을 위해서라도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돼야만 할 것이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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