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 현서면 갈천리 보현산 등산로 폐쇄와 도로개설 등을 둘러싸고 촉발된 민.민갈등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으나 행정기관도 이렇다 할 대책 마련 없이 팔짱만 끼고 있다.
29일 청송지역현안사항대책협의회(공동대표 조항래) 소속 주민 300여명은 현서면 지방도 908호선 사촌삼거리에서 '한국녹색회 추방'.'수락∼갈천간 군도 조기 확포장' 등을 주장하며 22일에 이어 2차 주민 결의대회를 가졌다.
같은 시간 갈천재를 사이에 둔 갈천삼거리에서는 (사)한국녹색회(회장 정윤재) 회원 300여명이 '보현산 환경보호'.'무분별한 환경파괴 규탄'.'수락∼갈천간 도로공사 중단'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주민들은 "환경보호를 빙자해 한 마을의 토지와 집을 집단매입하고 철조망으로 경계지역을 표시해 주민들이 산을 오르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등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한국녹색회측은 무분별한 외지 산나물 채취꾼 통제와 보현산 일대 희귀 동.식물보호 등 환경보호를 위해 철조망을 설치하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등산객 출입을 통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녹색회 정성택(34) 사무팀장은 "주변에 이미 지방도 908호와 수락∼무계간 군도가 개설돼 있어 주민들의 농산물 이동로로 불편이 없다"며 "보현산 허리를 들어내는 무계∼갈천간 도로공사는 환경파괴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김해열(45) 지역현안대책협의회장은 "환경단체를 빙자한 녹색회가 수백년간 정으로 살아 온 지역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그들로 인해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이 엄청나 고향까지 등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대책협의회 소속 주민들은 집회를 마친 후 트럭 등 차량 50여대에 분승해 녹색회의 갈천리 청녹마을 진입을 시도했으나 갈천재 중턱에서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으며 큰 마찰은 없었다.
이같은 민.민 갈등과 관련해 일부 주민들은 행정기관이 적극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지만, 청송군은 갈등의 주원인인 도로개설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도 없이 팔짱만 끼고 있다.
청송.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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