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경선 및 지도부 경선 패배이후 대구의원들이 1일 얼굴을 맞댔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자리를 같이한 의원들은 지난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자중지란을 의식해서인지 말을 아꼈다.
또 흥을 돋우려 포도주로 건배까지 했으나 분위기를 띄우진 못했다.
게다가 안택수·현승일·강신성일 의원 등은 모임 도중 자리를 떴고 윤영탁·박근혜 의원은 선약을 이유로, 박세환 의원은 외유로 불참했다.
○…지도부 경선 패배에 대해 이해봉 의원이 먼저 운을 뗐다.
이 의원은 김만제·안택수 의원을 향해 "당선보다 낙선이 더 수고스럽고 고생스럽다"고 위로했다.
정책위의장에 떨어진 김 의원은 "하긴 그렇다.
속상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총무경선에 낙선한 안 의원도 "똑같은 처지여서 할 말이 없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박창달 의원이 "그나마 사무 1부총장에 박승국 의원이 임명됐지 않느냐. 총선을 앞두고 역할이 크다"고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김 의원은 "경선에서 다 떨어져 (위로차원에서) 하나 얻어걸렸는가 보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또 정책위 부의장 출신인 박종근 의원은 경북의 주진우 의원이 부의장에 기용된 데 대해 "그 자리는 아무 할 일도 없다.
그 흔한 회의조차 불러주지 않더라"고 했다.
○…이날 모임을 주선한 박종근 의원은 "국회 예결위원장을 해 대구경제를 살려보려 했으나 여야 협상이 난항을 거듭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 의원들의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강재섭 의원은 "알아보니 물건너 간 것 같더라. 박관용 국회의장도 민주당쪽에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이규택 전 총무시절 여야협상 문건이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적시돼 있다"고 했다.
실제 이날 여야 총무회담에서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예결위원장과 계수조정위원장을 여야가 나눠 맡는 절충안을 냈으나,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16대 국회 원구성 당시 합의대로 해야 하고 계수조정위원장을 야당이 맡는 것은 더욱 안 된다"고 버텨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대구시지부장을 누가 맡을 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됐으나 싱겁게 일단락됐다.
백승홍 의원이 이해봉 의원에게 "운영위원 경선에서 1위를 한 이 의원이 상임 운영위원 출마와 시지부장 중 택일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자 다수 의원들이 시지부장으로 이 의원을 추대했고 마지못해 이 의원이 이를 수락했다.
내심 상임 운영위원 출마뜻이 있었던 이 의원으로선 사실 내키지 않는 자리였다.
이 의원은 "부산·경북 등의 지역도 운영위원 1위가 시도지부장을 맡은 만큼 시지부장으로서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얼굴색은 어두웠다.
이에 따라 상임 운영위원 출마는 자연 백 의원 몫으로 돌아갔다.
백 의원은 "지역안배로 볼 때 상임 운영위원 자리는 대구에 돌아가야 한다"며 "경북은 당연직 상임 운영위원으로 영주출신 홍 총무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들이 각개약진해 다툼을 벌여선 안된다"면서 "경북의 김일윤 의원이나 백 의원 중 어느 한쪽이 먼저 상임 운영위원이 되고 6개월 뒤 바통을 이어받으면 된다"고 중재안을 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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