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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꽃술 빚는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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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비좁은 실험실에 처박혀 종일 술을 마시다 보면 때론 정신이 몽롱하고 비틀거릴 때도 많답니다".

영양군 청기면 청기리 임증호(51)씨는 올해로 30여년째 가업으로 이어오는'초화주' 만드는 일에 신명을 바치고 있다.

임 사장은 "남들이 생각하기엔 기껏 술만드는 일이 무슨 대수냐고 말할는지 몰라도 나 자신은 때론 도자기를 굽는 도공처럼,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예술가처럼 술도 그렇게 혼신을 다해 빚고 있다"고 강조했다.

15세 중학생 시절부터 아버지 어깨 너머로 술빚는 비법과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는 임 사장은 지금껏 술을 만들어 팔아도 돈버는 일과는 인연이 멀다고.

무슨 사장이 술 제조에 부재료로 첨가되는 약초도 자기 손으로 캐야 직성이 풀리고 꿀도 직접 양봉업까지 해가면서 섞는 등 술맛내는 일에만 매달려 왔다.

술 제조는 앞서의 재료들이 마련돼야 시작되기 때문에 술 빚기는 일정한 간격도 없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회사경영 상태는 항상 어려워 때로는 주재료인 쌀과 밀을 구입해 놓으면 술병과 포장박스 살 돈이 없어 술을 빚지 못하는 웃지못할 일들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열성탓에 초화주는 2000년 8월 농림부가 한국전통식품 세계화를 위한 품평회에서 당당히 최우수 술로 뽑혔고 그해 10월 서울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들이 만나는 아셈(ASEM)회의 때는 공식 술로 각국 인사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었다.

임 사장은 "초화주는 향기로운 꽃술이란 뜻인데 배와 생강 등을 재료로 한 기호학파의 이강주와 쌍벽을 이뤘던 영남학파의 대표적 술이었다"고 자랑했다.

임 사장은 해마다 음력 정월 14일이면 보름날 동제에 쓸 제례주(祭禮酒)를 자신이 직접 차에 싣고 마을마다 전해오고 있다.

이는 지난 73년 작고한 선친께서도 명절이면 꼭 막걸리를 빚어 청기면 등지 마을에 무료로 전해오며 주민들과 정을 나눈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

영양군은 임 사장의 술제조 기술과 농가소득을 접목하는 방안을 연구하던 중 지난 2000년부터는 희망농가를 대상으로 머루생산 지원에 나섰다.

이같은 노력으로 2001년에는 머루주 시험생산, 지난해는 1억원을 들여 40t의 머루를 수매해 '머루랑'상표로 본격 생산에 나섰고 올해는 160t 전량을 수매할 방침이다.

임 사장은"고추 대체 작목으로 머루 생산이 늘고 있는 만큼, 나도 최선을 다해 최고 품질의 머루주를 만들어 농민들에게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영양초화주(전화)=054)682-6036 .

영양.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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