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세계속으로-다른 지자체는...=(2)인천

지난 1일 재정경제부는 세계 3위의 물류기업인 'DHL'의 동북아지역본부와 대규모 물류센터를 인천국제공항에 유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DHL에 이어 세계 1, 2위의 물류기업인 UPS와 FedEX도 물류기지를 인천국제공항에 설치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구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천은 이제 21세기 동북아의 비즈니스 물류 중심이자 경제중심도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인천의 성장

1883년 개항된 이후 인천공업의 대명사로 불렸던 '성냥공장'은 이제 인천에 더 이상 없다.

군대에 갔다 온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면 모두 알고 있는 "인천의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로 시작되는 '인천의 성냥공장'처럼 성냥공장은 인천의 산업을 일으킨 불씨였다.

개항 직후인 1886년 인천에 첫 성냥공장이 생겼고 1917년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조선인촌회사(朝鮮燐寸會社)가 설립될 정도로 인천에는 성냥공장이 많이 들어섰다.

성냥공장은 한 때 서울이나 지방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인기를 얻을 정도였다.

인천은 이후 70년대 산업화의 바람을 타고 남동공단 등 '경인공업벨트'의 형성을 통해 급속한 공업화의 길을 걸었다.

인구도 급팽창했다.

인천의 인구는 개항 당시 4천700여명에 불과했으나 49년 26만명으로 대도시의 면모를 갖춘데 이어 79년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81년 직할시로 승격했고 87년 150만명, 92년 2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2002년말 259만6천명으로 불어났다.

인천은 99년 경제력에 이어 인구수에서도 대구를 제치고 서울과 부산에 이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3의 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천은 100여년동안 '서울공화국'의 그늘에 가려진 '변두리도시', '위성도시'에 지나지 않았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이와 관련, "인천은 정말로 서울의 위성도시였다"면서 "수도권이기 때문에 규제를 많이 받았고 수도권이기 때문에 특혜도 못받았고 또 이런 상태에서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많이 살았지만 서울과의 교통이 좋아서 베드타운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런 인천이 이제 동북아의 경제중심도시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인천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중국과의 교역이 본격화되면서부터였다.

홍철 인천대총장은 "인천은 중국경제의 부상과 더불어 떠올랐다"고 말했다.

조명조 인천시 공보관은 "중국과의 수교 이전인 85년부터 우리 기업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인천항의 물동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수교 이후 서해안시대가 개막되면서 인천은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인천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도 이 때였다.

90년 영종도에 신공항건설공사를 시작하면서 인천은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기 시작했다.

박양호 국토연구원 국토계획실장은 "지금은 철도나 자동차가 아닌 항공시대"라면서 "공항인프라는 21세기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인천은 경제중심도시로서 비약할 인프라를 비로소 갖추게 된 것이다.

정부도 서울은 금융허브로, 교통 클러스터를 갖춘 인천은 비즈니스와 물류중심도시로 동북아경제중심지의 역할을 분담시키는 전략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인천의 발전전략

인천은 신공항과 항만, 송도신도시(첨단산업단지와 비즈니스센터) 조성의 3가지 인프라를 통해 동북아경제중심전략을 마련했다.

지난 1일 '경제자유구역법'이 시행됨에 따라 인천은 영종도와 청라지구(김포매립지), 송도신도시 등 3곳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들 3곳을 대규모 외국인투자를 이끌어 낼 국제금융센터 및 첨단지식기반산업단지로 조성한다는 것이 인천시의 발전전략이다.

사실 인천은 내륙도시인 대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허브공항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포화상태의 항만을 갖고 있는 부산에 비해서도 유리하다.

거대 소비시장인 수도권까지 배후에 있다.

지난달 26일 인천시가 발표한 경제자유구역 개발방안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직접적인 투자효과는 14조의 사업비를 투자, 22조4천여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총투자효과는 240조원이 투자돼 365조원의 부가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인천국제공항은 개항(2001년 3월)한 지 2년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물동량(환적화물 포함 세계4위)과 승객(10위)수에서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잡았다.

인천공항이 연결하는 세계 주요도시는 189개, 직항편은 90개로 홍콩의 첵랍콕 공항(298개와 110개)보다는 적지만 상하이의 푸둥공항(139개, 62개)보다는 앞서 있다.

인천항 또한 동북아전략의 한 축이다.

인천시는 인천 내항뿐 아니라 송도신도시 남단에 34선석 규모의 신항만을 2011년까지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통해 동북아 중심항구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항은 중국과 7개의 정기항로를 운항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신항이 건설되면 중국의 다롄과 톈진 등 국제컨테이너항로에서 벗어나 있는 지역을 잇는 셔틀 컨테이너 노선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택지로 조성하던 송도매립지는 첨단멀티미디어 산업과 생물산업, 신소재 산업, 메카트로닉스 관련과 전자정보기기산업 등 각종 정보관련산업이 들어서는 정보산업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것이 인천시의 구상이다.

이와 함께 인천은 열악한 주거환경개선에도 투자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실시된 인천시민들의 의식조사에서 '인천을 떠나고 싶다'는 응답이 50% 미만으로 나왔다.

인천을 떠나고 싶다는 응답이 65%를 넘었던 과거에 비하면 인천은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과의 비교

안 시장은 대구의 발전전략과 관련, "대구는 내륙도시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면서 "(대구는)특화된 무엇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와 비슷한 조건의 내륙도시로서 발전전략을 마련, 성공한 도시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도시를 '벤치마킹'해서 성공적인 특화전략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홍철 인천대 총장도 "대구가 경제자유구역하자고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쫓아갈 수도 없고 그것이 대구에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대구나름의 발전전략을 구상하고 현실적으로 반드시 찾아내야만 한다"고 충고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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