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사리 손들의 보은

"우리의 친구.동생들이 버스기사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병마로 어려움에 처한 버스 기사를 도울 때라고 보고 고사리손들이 작은 정성을 모았습니다".

경산시 자인초등학교(교장 우석구) 어린이들이 '새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새사모) 회원인 경산버스(주) 박동식(44)씨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으나 병원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매일신문 보도(6월28일자 20면)를 접하고 전교어린이회가 소집된 것은 지난 2일.

최민규 어린이회장은 "신문보도를 통해 '새사모' 회원 박씨의 딱한 소식을 접하고 이제 우리 학생들이 보은을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씨를 돕기 위해 성금모금과 하루빨리 쾌유를 비는 위문 편지를 쓰자고 결의했다.

고사리 손들은 4일만에 35만5천850원을 성금을 모았고, 간부들은 위문편지도 썼다.

선생님들과 교직원들도 어린이들의 갸륵한 뜻에 동참해 즉석에서 정성을 모았다.

이렇게 하여 모인 50만5천850원의 성금과 위문편지를 들고 학교를 대표해 최민규 어린이회장과 우석구 교장은 지난 7일 오후 박씨가 입원중인 병실을 방문, 성금과 위문편지를 전했다.

어린이들로부터 뜻밖의 큰 선물을 받은 박씨는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지도 못했는데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하루빨리 완쾌되어 일어나라'는 편지를 머리맡에 두고 몇번씩이나 보고 또 보면서 하루빨리 병마를 떨치고 일어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했다.

우석구(55) 교장은 "'새사모'회원 박씨가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회의를 열어 돕기로 결정하고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과정이 매우 흐뭇하고 또한 교육적"이라고 말했다.

99, 99-1, 399번 버스기사들이 중심이 돼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결성된 '새사모'는 매월 1만원씩 회비를 모아 지난 3월부터 경산시 자인.용성.남산초등학교에 다니는 소년소녀 가장이나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어린이 등 생활이 어려운 학생 각 3명씩 9명에게 매월 10만~13만원씩을 전하며 이웃 사랑을 하고 있다.

이 모임 회원 박씨는 매월 1만원을 선뜻 내면서도 정작 자신은 보험 하나 가입해 있지 않는 등 어려운 생활로 병원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소식을 접한 동료기사들이 성금 200만원을 모아 전하기도 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