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에인트호벤과 구미시

구미시가 지난 96년부터 190만평 규모의 제4공단 조성사업을 7년째 벌이고 있으나 변변한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을 끌어오기는 커녕 공장용지 분양가 인상시비 등으로 분양률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조성중인 구미제4공단 산업용지를 구미시와 구미상공회의소를 비롯, 지역 중소업체들의 요청을 무시하고 평당 39만원선에 분양키로 결정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와같은 구미시와 수자원공사간 불협화음은 경기도 파주시가 LG필립스 LCD사의 차기투자를 유치한 '작전'과 비교, 모두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오전 네덜란드의 카린 반 헤닙 통상부 장관, 헨리 드 브리스 주한 대사 등 정관계 인사 40여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경제교류 협약과 자매도시 협의를 위해 구미시를 방문하고 공단의 LG필립스 LCD사와 제4공단 건설현장 등지를 둘러봤다.

그러나 구미시는 네덜란드 필립스(자본출자)와 LG전자(현물출자)가 각각 50%씩의 지분으로 합작투자, 세계 최대규모인 월평균 160만장의 액정화면(LCD)을 생산하는 LG필립스 LCD사의 차기투자를 경기도 파주로 뺏겨 놓고 이제와서 뒷북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김모(53)대표는 "필립스가 인건비가 싸고 파격적인 지원을 제시한 중국과 대만 쪽 투자를 선호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경기도와 파주시는 서로 비밀유지팀을 운영하는 등 정보에 '깜깜한' 구미시와 경북도를 따돌리고 투자유치를 성공시켰다"며 흥분했다.

사실상 이들 두 자치단체는 '필립스 프로젝트'의 성사를 위해 산자부·건교부 등 중앙정부를 발이 닳도록 찾아다니며 군사시설 문제 등의 난제를 해결했다.

"그동안 구미시는 시장이 필립스의 본고장인 에인트호벤시를 방문하고 주한 네덜란드 대사를 초청해 구미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하는 등 실속없이 야단법석만 피우다 결국 파주시에 밀려 판을 펴놓은 제4공단(188만평)에는 파리만 날리게 생겼습니다".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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