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환율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중국의 환율정책과 아시아 각국의 외환보유고 증대를 비난한 것은 앞으로 불어닥칠 험난한 통상마찰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의 입장이 강경한만큼 IMF 외환위기를 뼈저리게 경험한 우리로서는 철저한 대비책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지금부터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6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 "중국은 고정환율제를 포기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일본 한국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해서도 "통화가치 상승을 억누르는 '달러 사재기' 환율정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성 발언을 했다.
미국이 타국의 환율 정책에 시비를 거는 것은 미국경제가 그만큼 중병을 앓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작년 무역수지 적자는 4천844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5천억달러 이상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은 '약한 달러'를 내세워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근린(近隣)궁핍화'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벌써 원화가치는 올들어 7% 가까이 올라가는 등 외환시장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의 경우 수출비중이 높은 섬유제품, 안경테, 기계류, 철강 및 금속제품, 트랙터와 자동차부품 등 지역 주요업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안경업계의 경우 1천250원선을 적정환율로 보고 있으나 1천200선이 벌써 무너졌으며 연말에는 1천1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환율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수출계약은 앞당기고 수입계약은 늦추는 식의 단기 전략도 중요하지만 수출선 다변화, 수출경쟁력 제고,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장기적인 생존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경제는 나아진 것이 없는데 원화가치는 상승하고 있으니 기업은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릴 것이 뻔하다.
환율전쟁은 또 하나의 기업구조조정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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