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였는데
내가 앉으니 도마였다
베개였는데
내가 베니 작두였다
사람이었는데 내가 안으니
내가 안으니 포장육
손톱 발톱이 길어나는 포장육
막다른 데가 따로 없었다.
김언희 '의자였는데' 중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그리는 부조리 세계이기도 하고 사르트르가 느끼는 로깡땡의 구토이기도 하다.
인간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이방인이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보면 모든게 낯설고 부조리해 이상의 '오감도'처럼 막다른 골목이 된다.
의자가 도마가 되고 사람이 포장육이 되어 거부한다.
그냥 포장육이 아니라 손톱, 발톱이 자라고 있는 그로테스크한 세계가 된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