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에듀테인먼트 (주)인비넷

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등 각종 공인기관에서도 기술력과 사업성이 뛰어난 유망기업으로 인정받은 지역 벤처기업이 갈 곳을 찾지못해 '대구' '경북'을 떠나야할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벤처에 대한 지역의 열악한 인식과 잘못된 POST-BI(창업벤처의 2차 보육) 기업 선정 기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망기업은 대구가톨릭대 특성화센터에 입주하고 있는 (주)인비넷〈www.inbenet.com〉. 이미 특성화센터 입주기한인 2년을 넘겨 POST-BI 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과 테크노파크 등에 입주신청서를 냈지만,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2000년 10월 설립된 인비넷은 음악과 미술 등 예능분야의 학습용 응용소프트웨어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하는 에듀테인먼트 업체. SW(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내세울 만한 '매출'은 없지만, 기술력과 사업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만한 근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비넷은 2001년 경북테크노파크 신기술창업보육사업자(TBI)로 선정된 뒤 2002년 경북테크노파크 창업보육 우수졸업업체 선정 및 경상북도벤처육성자금 지원업체 선정을 거쳐, 올해 6월에는 미국의 벤처캐피탈인 LCGF와 30억 원(275만 달러)의 최종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인비넷이 개발 완료단계에 있는 '엄마와 함께 하는 100일간의 음악여행'을 에듀테인먼트 제작지원사업 과제로 선정했고,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도 PC에 연결해 콘텐츠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롤 디지털 PC 피아노(Roll Digital PC Piano)'를 디자인혁신개발사업 과제로 선택했다.

중소기업청 역시 최근 '롤 디지털 PC 피아노'를 기술혁신개발 전략과제로 지정하고 시제품 개발에 필요한 자금 9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의 POST-BI 기관들이 외면한 인비넷을 해외투자자들과 정부지원기관들이 이토록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3~7세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재미있게 음악 교육을 할 수 있게 꾸며진 '엄마와 함께 하는 100일간의 음악여행'은 먼저 듣고(청음교육), 참여하고(기초음악교육), 활용한뒤(작곡놀이) 피아노연주로 이끌어 주는 통합 멀티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이다.

'롤 디지털 PC 피아노'는 실리콘 특수재질로 만들어져 피아노 건반을 말아서 보관하거나 휴대할 수 있다.

고가의 피아노를 구입하지 않고도 PC에 연결해 인비넷의 콘텐츠로 음악공부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립적으로도 피아노 소리가 나기 때문에 학원에서 공부한 학생이 집에 돌아가 PC 없이도 복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롤 디지털 PC 피아노'는 김상헌 인비넷 대표가 수 년 전 지역의 한 대학에 창업보육센터 입주 아이템으로 신청했다가 "실현 불가능하다"며 쫓겨나다시피 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상헌 대표는 "10여 년간 농촌지역에서 음악, 미술 등 예능 학원을 운영하면서 농촌지역이 열악한 교육여건을 극복하고 보편적이면서 수준높은 예능교육을 할 방법을 고민하다 인터넷을 활용한 디지털 예능 교육을 착안했다"며 "제대로 된 음악교육 커리큘럼이 없어 애로를 겪고 있는 도시의 음악학원 등에서도 인비넷의 콘텐츠를 이용해 효과적인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음악은 세계 공통의 언어인 만큼 인터넷 ASP(임대방식)나 CD 패키지로 묶어 전세계에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 인비넷의 콘텐츠에 해외투자자까지 관심을 갖는 주된 이유인 것 같다"며 "어려운 시기에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많은 정책자금을 활용할 수 있어 제품개발 완성단계에 이를 수 있었기 때문에 가급적 대구나 경북에 본사를 두고 싶은 심정이지만 현실은 힘겹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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