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빈 병 구멍가에

살며시 입술을 대고

투우…

하고 입바람을 불어 넣었더니

〈중략〉

돛을 단 여객선 한 척이

태극기를 펄럭이면서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파도를 스치면서

수평선을 따라

입술 가까이까지

물살을 튕기면서 올라오고 있었다.

김정일 '뱃고동 소리' 중

어린 시절 늘상 접하는 빈병이다.

그리고 그 주둥이에 입술을 대고 투박한 특유의 저음인 소리를 곧잘 내곤 했었다.

물론 그 소리를 뱃고동 소리로 연결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소리를 따라 태극기를 펄럭이는 여객선이 입술 가까이 올라온다는 표현은 오랜 시간을 어린 학생들과 함께해 온 시인만의 독특한 시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 땟물 흐르는 얼굴로 함께 놀던 친구들 생각에 한동안 하늘을 봐야만 했다.

서정윤(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방미심위의 조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청와대가 직접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노조 간부들이 회사의 출입 관리 절차에 반발해 사무실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현대차는 공...
충남 아산에서 한 50대 승객이 택시 기사에게 70차례 폭행을 가해 중상을 입히고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되었다. 사건은 지난 5일 아산시...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군사·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중대한 오판이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