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삼덕동 섬유회사 회장집 강도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하고도 8일이 지나도록 물증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우왕좌왕하고 있는건 경위가 어찌됐든 경찰의 수사능력 한계라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경찰이 아직 과학적이고 조직적인 수사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란 비난을 받아도 할말이 없게 됐다.
이는 결국 구시대의 잔재인 강압에 의한 자백에 의존해오던 관행에서 아직 탈피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건발생 1주일만에 검거한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누가봐도 이 사건의 진범일 가능성이 농후한 조건을 충분히 갖춘게 틀림이 없었다.
강·절도 등의 전과11범에다 경찰도 놀랄만한 각종 총기류 등이 수백점이 쏟아져 나왔고 피해자도 전기수리공으로 가장했던 사람과 비슷하다는 진술만으로도 진범의 개연성이 높았다.
더욱이 제보자가 용의자를 피해자집을 훤히 관찰할 수 있는 이웃빌딩까지 태워졌고 그 집안내부를 찍은 사진까지 봤다고 했으니 경찰이 진범으로 단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성 싶다.
그러나 문제는 경찰이 이런 정황에 너무 고착돼 있는것도 문제인 것이다.
수사는 의외성이 얼마든지 있는 만큼 처음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압축해 들어가는 폭넓은 수사를 하기보단 제보자의 진술을 토대로 일단 진범으로 단정해놓고 검거했으니 물증은 없는데도 자꾸 집착을 보이니까 '짜맞추기 수사'라는 비난을 받고있는 것이다.
또 초동단계의 수사가 너무 부실했던게 일이 이렇게 꼬였다는 점을 경찰은 깊이 반성해야한다.
가장 중요한 '사건현장'에 대한 면밀한 수색도 않은채 단순강도로 봤다가 피해자의 총상을 뒤늦게 경대병원법의학팀에서 제보함에 따라 이 사건은 권총강도로 유턴한 것이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현장의 모자 DNA 결과도 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니 이사건은 원점으로 되돌아 간것이나 다름없다.
2000년3월 신암동의 경찰관 권총 피탈사건에다 2001년 11월 총포사 주인 피살사건에 이은 은행 엽총강도사건도 미제로 남아 대구경찰은 총기강도엔 맥못춘다는 불명예를 덮어쓸 계제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고정관념에서 탈피,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자세로 좀더 과학적인 수사기법에 의거, 반드시 진범을 검거해야한다.
지금 경찰은 용의자를 잡아놓고 "당신 범인이지?"하니까 "아닌데요" 해버리자 속수무책인 형국에 놓여 있다는걸 유념해야한다.
'나는 범죄에 기는 경찰'이란 오명을 씻는 길은 과학적인 수사기법의 개발 뿐임을 경찰은 다시금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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