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개막일이 꼭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날짜가 줄어들수록 바빠지는 사람들 중 하나는 개폐막식 공연 출연자들.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손님들 앞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야 한다는 부담이 적잖은 탓이다.
이들 공연 참가자는 무려 4천71명에 이른다.
대회조직위는 작년 말 전문가 36명으로 제작단을 구성, 지난 4월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달 들어서는 일주일에 나흘씩이나 연습에 몰두하고 있을 정도이기도 하다.
▲더위가 가장 힘들게 해요
지난 4일 오후 2시쯤 U대회 주경기장. 30℃를 넘는 찜통 더위 속에서도 어린 여고생들이 개막식 공연 연습에 한창이었다.
부채춤 작품인 '오색날개'에 출연할 경북여자정보고 1년 정성윤(16)양은 "연습 자체보다도 더위와 싸워야 하는 일이 더 큰 고역"이라고 했다.
땡볕에 그을리는 것을 조금이라도 피해 보려고 모자는 물론 목에다 수건까지 둘렀지만 역부족. 한 차례 연습이 끝나 잠시 틈이 날 때마다 운동장 밖으로 달려 나가 물 마시기에 바빴다.
"방학을 반납하고 연습하는 것에 억울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큰 행사 개막 공연에 참가한다는 자부심이 마음을 뿌듯하게 합니다".
정양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지난 4월부터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방과 후 학교 운동장에서 일주일에 두번씩 교사 지도 아래 기본동작 연습부터 시작했다는 것. 이어 5, 6월 두 달 동안에는 작품 연습, 7월부터는 두류야구장 등에서 계명대 학생들과 함께 하는 합동연습이 이어졌다고 했다.
함께 연습하던 정로사(16)양은 "부채춤을 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4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줄을 맞춰 대각선으로 달리는 부분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백경률 교장은 "학생들이 처음엔 힘들어 했지만 U대회에 대해 특별 교육을 한 뒤 자발적인 관심이 높아졌다"며 "학습 부족을 막기 위해 수업을 오전 8시부터로 앞당겨 실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개폐막식 공연 모두 9개
이 학생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연습하는 것은 개막식 식후 공연인 '비단길' 중의 한 작품. U대회 개막식에서는 5개, 폐막식에서는 4개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개막식 때는 개회식 행사 전에 '빛의 샘'이라는 작품이 하나 공연되고, 식후에 또 4개의 작품이 펼쳐진다.
식전 공연에는 대구여자정보고 학생들과 해병1사단 장병들이 출연할 예정.
식후 공연은 '여명' '생명길' '비단길' '함께 내일로'의 순으로 연결돼 나가도록 돼 있다.
'여명'은 원시 자연 속에서 여명이 터오르고 선남선녀가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대구를 찾는다는 줄거리로 진행되며, '생명길'은 민속 북춤에 첨단 IT를 접목해 인상적인 영상을 표출토록 구상돼 있다.
경북여자정보고 학생들이 출연하는 부채춤 '오색날개'는 그 다음 이어질 '비단길'의 일부. '비단길'은 살풀이 '백의민족', 부채춤 '오색날개', 현대무용 '빛의 아이'로 진행되면서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서로 자극하고 경쟁하며 문명의 꽃을 피워 가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패션도시 대구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안무 보조 이현정(23·여·계명대 졸)씨는 "개막 식전후 행사에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폐막식 공연은 개회식 공연단과 특성을 또 달리할 전망. 계폐회식 운영단 강중구 부장은 "폐회식 공연은 출연 인원을 최소화하는 대신 입체적·기술적 표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첨단 IT 기술과 주경기장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최대한 활용토록 구상됐다"고 전했다.
개폐막식 공연에는 통틀어 4천71명이나 출연한다.
고교생 1천530명, 대학생 520명, 군장병 1천190명, 특별출연 241명, 전문 예술단체원 590명 등이 출연자들. '비단길' 출연자는 경북여자정보고생 700명, 경산여자전산고생 250명, 계명대 무용학과 재학생·졸업생 140명, 대구가톨릭대생 130명 등.
▲어린 고교생들이 대견스럽습니다
개막 식후의 마지막 공연 '함께 내일로'에서 국기 무용에 참가하는 경산여자전산고 3년 신미숙(18) 백금자(18)양은 "U대회가 이런 대규모 행사인 줄 몰랐고 몇몇 학교 학생들만 참가하는 줄 알았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매우 좋다, 국제적인 큰 대회 개막 공연에 참가한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양은 "다른 팀이 너무 잘하는 것같아 부러울 때도 있다"고 열의를 보였다.
강중구 부장은 "공연 출연자 모두 보수없이 참여하고 있다"며 "봉사정신과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고, 개회 식후 공연 '비단길' 중 '백의민족' 출연자 김경민(23·여·계명대 졸)씨는 "연습 도중 줄이 흐트러졌다 싶다가도 어느새 질서정연하게 해 연습에 몰두하는 여고생들을 볼 때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씨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학창 때의 지도교수가 안무를 맡는다는 소식에 자원해 공연에 참가한 경우. 살풀이춤인 '백의민족'에서 가장 중요한 고풀이(살풀이 천의 매듭을 묶었다 푸는 장면) 때 공연자 390명의 중앙에서 공연하게 돼 사실상 리더 역할을 할 참이라고 했다.
2001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대륙간컵 축구대회 개막 행사 때도 참가한 적 이 있지만 이런 대규모 공연은 여전히 힘 든다는 김씨는 "대구에서 열리는 전세계 대학생들의 축제 개막 공연에 동참한다는 생각에 가슴 설렌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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