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2학기 수시모집이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지금쯤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나 수학계획서, 추천서 등 필요한 서류를 챙겨두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들의 원서까지 구입해뒀을 시점이다.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 원서를 내는 일만 남은 셈. 올해 경우 2학기 수시에서 전체 정원의 33.7%나 뽑기 때문에 수능시험과 정시모집에만 주력하는 수험생들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능시험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는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모든 요소를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 무턱대고 수시에 승부를 걸다가 수능시험까지 망치는 수험생이나 정시모집만 고집해 수시의 넓은 문까지 포기하는 수험생 모두 어리석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전문대까지 수시모집에 나섰기 때문에 중.하위권 수험생들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전략을 세우고 대비해야 할 지 입시전문가들의 도움말을 정리했다.
◇지원前=자신의 조건을 파악하라.
수시 지원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자신의 모의고사 점수와 내신성적 비교. 대개 내신성적이 나으면 수시 지원이 필수라고 하지만 이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먼저 내신성적이 좋은 수험생의 경우 반드시 합격하면 다닐 수 있는 대학과 학과에 소신 지원해야 한다.
당장 모의고사 점수가 좋지 않더라도 실제 수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신성적은 괜찮은데 모의고사 성적이 아주 낮다면 중.상위권 대학 비인기학과를 노려볼 만하다.
수시에서는 상위권 대학 비인기 학과, 중위권 대학의 상당수 학과가 경쟁률이 아주 낮거나 예상 밖으로 미달될 가능성도 있다.
내신에 비해 모의고사 성적이 좋다고 해도 수능시험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모의고사 때마다 석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수생들의 응시 숫자가 매번 다르므로 평균적인 자신의 석차를 추출해봐야 객관적인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한두 개 대학에 소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내신과 모의고사 모두 좋지 않은 수험생이라고 하더라도 수시에는 관심을 둬야 한다.
4년제 대학 입학이 목표라고 해도 수시에서는 중위권 대학을 넘볼 만하고, 전문대 인기 학과도 합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은 상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수시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크게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
봉사활동, 출결 등은 거의 비슷할 뿐만 아니라 간부 경력, 수상 경력 등도 내신이 비슷한 수험생들 사이에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수생의 경우 지난해부터 수시 문호가 넓어졌지만 제한은 있으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미리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수생은 내신이 이미 결정돼 있고 재학생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므로 지원이 가능한 대학이 있다면 적극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지원時=불안감을 떨쳐라.
수시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수시를 덤으로 주어진 기회로 여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고3담당 교사들은 충고한다.
결과가 좋다면 정시 지원의 부담을 덜 수 있어 좋고, 결과가 나쁘다고 해도 정시에서 더 넓은 길이 있으므로 수시에 모든 것을 거는 자세는 옳지 못하다는 얘기다.
올해 경우 수시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선발 인원이 대폭 늘어난 외에도 수능에서 재수생 강세를 우려한 재학생들의 수시 지원 붐에다 내년부터는 7차 교육과정에 의한 입시제도가 도입돼 재수가 어려워진다는 불안감까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제 지원 때 하루하루의 경쟁률에 연연해 당초 지원하고자 했던 대학이나 학과를 이리저리 바꾸거나 하향해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조건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지원 대학.학과를 결정했다면 예상보다 경쟁률이 높다고 해도 수시 지원에 허수가 상당수인 점, 대부분 상향 지원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경쟁해볼 만한 것이다.
수시 원서를 쓰지 않은 수험생들은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수능 때까지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다른 학생들이 원서를 내기 위해 대학을 오가고, 경쟁률에 일희일비하고, 1단계 전형을 통과했다느니 하며 들뜨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수시에 지원할 걸' 하며 후회하기 쉽다.
게다가 모의고사 성적이 마음만큼 올라주지 않는다면 느끼는 후회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은 패배자가 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고 수능 준비에 전념해야 한다.
◇지원後=단계적으로 대비하라.
수시에 지원했다고 하더라도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은 수능시험 준비다.
수시에만 욕심을 냈다가 불합격하면 정시까지 망치기 십상이다.
전체 정원의 60%를 뽑는 정시가 합격에 한층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수시 합격자에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적잖으므로 수능 준비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수시 지원 후에는 수능 공부를 중심으로 시간을 안배하되 가능한 시간을 할애해 수시 전형에 대비하는 게 올바른 길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수시 지원 후에도 수능 준비에 매달리는 점을 감안하면 논술이나 면접.구술고사 준비는 일주일에 한두 시간이라도 충분할 수 있다.
면접.구술을 준비한답시고 전공 관련 지식에 집착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 있다.
일부 사설학원에서는 대학 교재까지 동원해 수시 전형에 대비하는데 이는 수험생들을 현혹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서 시사적 쟁점, 전공 관련 교양에 관심을 갖는 것이 최선의 대비책이다.
수능 전에 수시 전형을 하는 대학에 지원했다고 하더라도 정시까지 간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유리하다.
면접이나 논술고사 준비를 하고 대학별 전형에 참가하느라 시간을 뺏기다 보면 수능 준비에 소홀해지기 쉽다.
아울러 2학기 내신까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은 "9월 이후 두달은 수능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이므로 수시 면접이나 논술에 매달렸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며 "수시 전형도 수능 준비의 연장선상에서 적당한 수준으로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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