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사상 처음
축구경기에서 승리를 가져다주는 3대 요소는 체력과 기술, 정신력이다.
대구 U대회에서 이를 가장 잘 갖춘 팀은 단연 북한이었다.
수중전이 변수가 된 가운데 펼쳐진 여자축구 결승에서 북한은 앞선 경기에서 보여 준 체력과 기술에다 강한 정신력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북한 선수들은 낮은 볼에도 주저없이 머리를 내밀어 헤딩을 하고 몸을 날려 슬라이딩을 하는 등 허슬플레이로 상대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북한 여자축구가 30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일본을 3대0으로 일축, U대회 사상 첫 무실점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독일전 6골, 프랑스전 9골, 멕시코전 5골, 대만전 4골을 터뜰렸던 북한은 이로써 총 24골을 기록하며 단 한골도 내주지 않았다.
또 북측 응원단과 한국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북한은 예상과는 달리 경기 초반 강력한 미드필드 압박과 정교한 패스로 맞선 일본의 공세에 2차례나 문전을 위협당하며 주춤거렸다.
그러나 북한은 회심의 선제골과 함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전반 14분 김경화가 상대 골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반대쪽 포스트쪽을 향해 보낸 패스를, 수비수를 등에 업고 뛰어들던 리은숙이 슬라이딩 슛해 골망을 흔든 것. 일본은 북한에게 골을 내주지 않고 10분 이상을 버틴 유일한 팀이 됐다.
날카로운 측면돌파로 여러 차례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북한은 후반에도 강인한 체력과 투지를 앞세워 일본을 완전히 압도했다.
골게터 리은심은 23분 미드필드에서 날아온 패스가 야스다 마키 일본 골키퍼의 손을 빗겨나자 특유의 재치있는 왼발슛으로 마무리, 추가골을 터트렸고 2분 뒤에는 후반 교체 투입된 석춘명이 상대 수비의 몸에 맞고 들어가는 오른발 강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모두 9골을 넣은 리은심은 시상식에 앞서 "김정일 위원장님께 승리의 보고를 한 것 같아 기쁘다.
열렬한 응원에 힘과 용기를 얻어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민 감독도 "일본과의 경기는 이번 대회 가장 힘든 경기였지만 우승해 기쁘다"며 "리은심 선수가 가장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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