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다모'가 인기를 끌면서 '다모폐인'이란 말이 자주 들리고 있다.
'폐인'은 국어사전적 의미로 '병이나 못된 버릇 따위로 몸을 망친 사람'을 뜻한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의 급속한 보급에 따라 '인터넷 폐인', '디지털 폐인' 등의 용어가 일반화됐다.
인터넷 폐인의 생활은 낮에 자고 밤새도록 인터넷에 매달리는 '주침야활(晝寢夜活)'과 하루 세끼를 인스턴트 면 종류로 떼우는 '삼시면식(三時麵食)'으로 대표된다.
이런 행태 때문에 귀찮음, 게으름에 영어로 사상을 뜻하는 'ism'을 붙여 귀차니즘, 게으르니즘이라는 용어도 쓰인다.
사람을 뜻하는 'ist'를 붙여 귀차니스트, 게으르니스트도 통용된다.
일본에서는 비슷한 유형을 '히키코모리'족이라고 부른다.
하루를 컴퓨터와 단둘이 보내는 사람들이 일본에 100만명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카메라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에서 '해ㅎ자' '아해ㅎ해ㅎ'같은 신조어와 '하오체'식 대화법이 유행하면서 폐인 열풍을 확산시켰다.
온라인 게시판이 글이 오르면 주제와 상관 없이 등수놀이를 하는 '디시 폐인'들의 모습은 많은 게시판으로 번져나갔다.
폐인들은 가상공간에서 현실의 무기력한 자신을 원하는 모습대로 바꿀 수 있으나 심하면 자기파괴 같은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지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 어깨나 팔꿈치 등에 통증이 오기 쉽다
그러나 폐인들이 활동 공간을 사회, 정치 분야로 넓혀 현실 도피가 아닌 현실 참여의 면모를 띠는 독특한 현상도 보편화됐다.
정치칼럼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서프라이즈(seoprise.com)가 지난해 대선을 통해 맹활약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올들어 여러 개의 유사 사이트가 생겼다.
이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글쓰기와 댓글을 통해 토론을 벌이는 '정치 폐인'들이다.
이처럼 인터넷 공간에서 논리적이고 민주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라면 '폐인'은 더 이상 몸을 망치는 사람이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주역으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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