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도 교각이 피해를 키웠다" 피해보상 요구

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하천에 대형교각을 설치, 물 흐름을 방해하는 바람에 이번 태풍 피해를 가중시켰다며 경산시 남천면 구일리 주민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이 지적하는 곳은 한국도로공사가 건설 중인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남천교각. 현재 경산시 남천면 구일리 마을 앞 남천(평균 하폭 62m)에 가로 5m, 세로 6.8m의 대형교각 4개를 건설 중이다.

주민들은 "교각건설로 물 흐름을 막는 바람에 남천이 범람, 수해를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마을은 태풍 '매미'로 제방 수십m가 유실되면서 물이 범람해 마을 주민들이 대피하고 가옥 10여채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농경지 수천평이 유실.매몰되고 학용품 제조공장인 흥국상사 공장이 침수돼 기계부품과 노트, 스케치북 등 학용품과 자재가 못쓰게 되면서 4억4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또 염소.개 등 50여마리가 숨지고 한우 사육장이 물에 잠겨 사료가 떠내려가는 피해도 발생했다.

마을 주민 정현석(63)씨는 "태풍 '사라'와 '루사' 때에도 하천 범람이 없었는데 남천에 4개의 대형교각이 건설되고 임시 가교를 설치하면서 물이 넘쳤다"며 보상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또 "가뜩이나 하천 폭이 좁아 교각이 들어서면 물 흐름에 지장을 줘 수해가 우려된다며 도로공사측에 설계변경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고, 결국 이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남천면 일대에 12일 밤 11시쯤 시간당 50mm 정도의 폭우가 내리는 등 집중호우로 하천 제방이 유실, 범람하면서 수해를 입은 것일 뿐 교각 건설로 인한 피해는 없다"며 주민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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