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당파, 대통령 '지원사격'에 환영 일색

노무현 대통령의 신당 지지 발언이 처음으로 나오자 신당파와 민주당 잔류파는 막판 세몰이에 미칠 영향을 따지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일제히 비난과 성토에 나섰다.

민주당 신당파는 20일 탈당 및 교섭단체 등록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지원 사격'이 나오자 환영 일색이었다.

이재정 의원은 "노 대통령이 평소 갖고 있었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견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힌 것 같다"며 "정치개혁의 기본방향에 대한 노 대통령과 신당파의 인식이 비슷하다"고 고무됐다. 임종석 의원도 "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지역구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재편되기를 바랬다"며 "민주당 잔류파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것은 호남과 대통령을 대립시켜 반사 이득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잔류파인 추미애 의원은 "노 대통령이 신당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신당 개입을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며 "국민과 당원에 대한 배신"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한화갑 전 대표의 초청으로 열린 정통모임 만찬에서 잔류파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신당지지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특히 광주-전남을 텃밭으로 한 의원들은 노골적인 불쾌감까지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파는 18일 현재 탈당 예상 의원이 32명(비례대표 7명 제외)으로 수가 좀체 늘지 않고 고민하는 터에 마른 논의 단비격인 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탈당 합류 의원이 늘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20일 1차 탈당에 이은 2차 탈당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또 중도파의 잇따른 민주당 잔류 선언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민주당 잔류파는 내부 단속에 나서는 한편 "노 대통령이 지지발언이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부추기지는 못할 것"이라며 애써 태연해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초당적 국정운영 방안부터 제시하라"며 일제히 성토했다. 이와 함께 신당지지 입장을 공식화한 이상 100억~200억원에 달하는 창당자금을 어떤 방법과 절차를 통해 마련할 지를 상세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영선 대변인은 18일 "친노세력이 창당준비위를 띄워 법적인 신당으로 인정받을 시점을 택해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니 매우 석연치 않다"며 "초당적인 국정운영 방안부터 제시하고 엄정.중립적인 선거관리 의지를 확고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강석진 부대변인도 "노 대통령이 '신당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나 지역구도 변화를 원한다'며 향후 정치에 전면 개입할 뜻을 시사했다"면서 "한동안 뜸했던 막말정치, 선동정치가 재개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18일 지난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의 지역감정 선동 사례자료를 내놓았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