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한나라당 소속 전국구 의원들이 지역구 입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로 살아남지 못할 경우 국회의원 배지를 떼야 하는 절박한 사정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전국구 의원들은 정기국회 회기임에도 아랑곳 없이 지역구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사활을 건 승부수에 도전을 받고 있는 현역 지구당위원장인 지역구 의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전국구 의원과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한판 격돌은 벌써부터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16대 국회에서 대구.경북 출신 전국구 의원 수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았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지역 출신 가운데 박세환, 박창달, 임진출, 손희정, 이원형 의원에다 이한구 의원에게까지 전국구 의석을 할애했다.
지역의 맹주 역할을 하던 김윤환 전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궁여지책'의 성격이 강했지만 어쨌든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그러나 내년의 상황은 이와는 영 딴판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역에 대한 배려의 폭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지역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전국구 의석 분포에서 상대적 불이익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게다가 윤곽을 드러낸 선거법 개정안에 여성할당제라는 것이 추가돼 있다.
비례대표에 50%를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하는 여성할당제가 도입될 경우 여자들은 몰라도 남자들의 전국구 따기는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질 것 같다.
대구 수성을의 박세환 의원은 승부는 지역 여론에서 결정된다는 점 때문에 지역구 관리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15대 때 잠시 지구당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지역구 사정에는 누구보다 밝다고 자신하고 있다.
당원배가 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지구당 위원장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자체적으로 당원들을 모집할 방도가 없어 중앙당 신청서로 당원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도 40년생으로 최근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60대 용퇴론' 대상이라는 점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박 의원측은 "수성을에 도전장을 낸 사람들 대부분이 박 의원보다 나이가 어린 것은 사실이지만 박 의원보다 때가 더 묻은 사람들이 많다"며 "충분히 비교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박창달 의원은 지역구 의원과의 경쟁에서는 비교적 홀가분한 편이다.
대구 동구의 분구를 예상하고 일찌감치 동을 지역에 터를 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을 한껏 누리고 있는 편이다.
추석 연휴 때는 수해지역과 서울 중앙당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서울과 대구를 거의 출퇴근 하다시피 하면서 지역구를 누볐다.
박 의원은 "국감 20일을 제외하고는 지역구와 서울을 출퇴근 하더라도 지역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도 현 동구 국회의원인 강신성일 의원과 전혀 마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 의원쪽에서는 "강 의원측이 임대윤 동구청장의 동을 지역 출마를 부추기는 것 같다"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박근혜 의원의 탈당과 복당으로 관심의 대상이 된 달성군의 손희정 의원은 박 의원의 복당으로 과거 박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을 당시의 지구당 당직자들이 한 때 '반란'을 일으키는 등 홍역을 치렀지만 지금은 읍면동 협의회장까지 몽땅 새진용으로 꾸려놓고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
손 의원은 박 의원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는 것과 별개로 '여성할당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가 여의치 않으면 여성으로서의 이점을 이용해 전국구 재선도 가능하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수성갑의 이원형 의원은 일단 현 수성갑 현역의원인 김만제 의원과 싸움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번에 조직을 깨끗하게 이양하고 지역구를 양보했으면 이번에는 선배가 후배에게 양보해야 도리가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도 김 의원의 양보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구시의원 시절부터 관리해온 지역 조직이 건재한 데다 최근에는 자신의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관련조직의 뒷받침도 만만찮다.
지역구 관리도 나름대로 신경을 쏟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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