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라이 라마, 러 입국 거부 당해

러시아 외무부는 23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입국이 러시아-중국 간 협정에 위배돼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달라이 라마는 러시아에서 훌륭한 종교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고, 그를 따르는 신자도 많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그의 입국과 관련해 국익을 우선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비자 발급 거부 이유를 밝혔다.

성명은 또 "우리는 중국과 협정상 티베트를 분리할 수 없는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 정책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면서 "잘 알듯 중국은 현재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 운동가로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내 불교 공화국인 칼미크의 키르산 일륨지노프 대통령 초청으로 칼미크를 방문하려던 달라이 라마의 계획은 이에 따라 또다시 무산됐다.

전체 인구 30만명 가운데 절반이 불교 신자인 칼미크 공화국의 계획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일본, 미국, 독일 순방 일정을 마치는 오는 25일 칼미크에 들르도록 돼 있다.

러시아가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거부한 것은 2001년 9월과 2002년 8월에 이어 이번이 3번째이다. 달라이 라마는 1992년 이전 러시아를 수차례 방문했으나 이후에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4일 "달라이 라마에 대한 비자 발급 여부는 국익과 국제법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러시아는 티베트를 중국의 분리할 수 없는 영토로 간주한다"고 강조해 입국을 불허할 방침임을 시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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