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와 동아대.조선대.원광대로 구성된 영호남 4개 대학 총장들은 지난 16일부터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이번 방북은 그 동안 추진해 온 북한담요 보내기 운동의 현지성과를 점검하고 북한동포 돕기 운동의 추진방향 및 전개방법 협의와 남.북 대학간 학술교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북경에서 우리 일행을 태운 고려항공 JS 152편이 평양에 도착한 시간은 9월 16일 오후 2시20분쯤. 김일성 종합대학교를 방문한 것은 18일 오전이었다.
북한의 학제는 소학교 4년과 중학교 6년을 거친 후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우리보다 대학진학 연령이 2년 빠르다.
평양에는 9개의 대학이 있으며 대입 경쟁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매우 치열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대학이 김일성 종합대학교로 사회과학계열 6개 학과(5년제), 자연과학계열 8개 학과(6년제) 등 14개 학과에 200여 개의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고 했다.
총 1천200여명의 교원에 1만2천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북한 인재의 3분의1 정도가 이 대학 출신일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했다.
김일성대학교 박관오 총장과의 면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대학 소개와 남북한 대학간 학술교류 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했다.
북한 관계자의 말을 따르면 김일성 종합대학이 한국의 대학과 교류협력을 논의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제까지 극히 제한된 분야에서 학술세미나 등이 이루어졌으나 그동안 매우 소극적이었던 대학간 상호교류에 대해서도 새롭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실무진들의 협의 결과, 영호남 4개 대학과 김일성 종합대학은 손쉬운 교류부터 하기로 하고, 그 첫 단계로 문화와 스포츠교류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우리를 안내한 사람은 대외협력처장에 해당되는 영문학과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그는 최근 북한에서 영어공부 바람이 일어나고 있는데 컴퓨터의 주요 소프트웨어 언어가 영어 알파벳이고 설명서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일성 종합대학도 컴퓨터과학대학을 몇 년 전에 설치했는데 학생들에게 매우 인기있는 학과라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의 특수교육기관인 평양 제1중학교를 방문했다.
특수교육이란 영재교육을 말하는데 우리의 외국어고와 과학고를 합친 학교에 해당되는 것 같았다.
이 학교는 북한 전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진학하는 학교로 한 학년에 200명, 한 학급이 20~24명으로 구성돼 있다.
남학생 80%, 여학생 20%를 뽑으며 최근 몇 년 동안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한 실적도 있다고 했다.
물리와 화학 등 과학 실험교육시설은 우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으며 컴퓨터 실습실도 갖추고 있었다.
학생들은 영어와 노어, 일어와 중국어 가운데 하나씩 2개의 외국어를 이수해야 하는데 영어를 택하는 학생이 노어를 택하는 학생보다 4배가량 많다고 했다.
그런데 빛바랜 종이로 된 오래된 책을 보통 2명의 학생이 함께 보며 공부하는 것을 보니 북한의 물자 부족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국회도서관에 해당되는 인민대학습당도 둘러봤다.
이번 방북을 통해 우리는 북한의 변화상을 여러 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남.북 대학간 학술교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구체적인 교류성과들이 하나씩 쌓여간다면 민족동질성 회복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김일성 종합대학을 방문한 영호남 4개대 총장 일행.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이상천 총장이고, 일곱번째가 박관오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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