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문화가 가족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분만실에 남편이 참여하는 차원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자녀들까지 참여토록 해 출산을 가족의 축제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
불과 3, 4년전만 해도 대다수 병원 분만실의 환경은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게 사실이었다.
분만 환경이 지나치게 의료진 위주여서 자신이 마치 '아이를 낳는 기계'처럼 취급된 것에 분노를 느끼는 임신부들이 적잖았다.
이러한 임신부들의 불만과 함께 병원의 서비스 개념이 강화되면서 병원 분만실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남편은 물론 자녀, 친척들까지 원하는 사람은 가족분만을 함께 하는 것이 일반화돼가고 있는 것.
대구가톨릭의료원은 전국 최초로 어린이를 분만 현장에 참여시키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유옥덕씨 가족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 가족의 자녀가 분만에 참여했다.
병원측은 어린이들이 하나 같이 보고 느낀 소감은 어른이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아기가 너무 귀엽다" "정말 신기하다" "동생을 자기가 돌보고 키우겠다"는 표현을 한결같이 한다는 것.
지난달 8일 12년만에 둘째 아이를 출산한 이호영(42)씨의 경우 아들 명준(11)군이 아빠와 함께 분만현장에 참여해 엄마에게 물도 먹여주고 아기의 머리가 나오는 것을 엄마에게 알려주는 등 생명의 탄생을 신기해 했다.
아기의 집인 '태반'을 관찰하며 출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명준군은 학교에서 "출산비디오를 봐 놀랄 것도 없다"며 동생을 얻은 기쁨에 들떠 있었다.
지난 82년부터 분만실 남편 참여, 모유 수유를 시작한 대구가톨릭의료원은 출산시 제한을 두지 않아 부모, 남편, 자녀 등 임부가 원하는 가족은 누구나 분만실에서 임부가 자연분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구가톨릭의료원 최임순 수간호사는 "자녀가 분만에 참여하는 것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선진국에서 당연시하고 있는 것일뿐"이라며 "분만은 가족축제로서 온가족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요즘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비디오, 인터넷, 책 등을 통해 성을 일찍부터 접하게 된다"며 "가족 분만에 참여함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등 자연스럽게 성교육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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