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투표관리 중립내각 구성돼야"

노무현 대통령의 속전속결식 승부수 띄우기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한나라당=노 대통령이 12월15일 국민투표 실시를 제안하자 당혹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오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상임운영위원회는 평소와는 달리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돼 이 문제에 대해 무척 당황스러워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측근 비리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 정확한 민의 반영을 위해 국민투표를 관리할 중립내각 구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최병렬 대표는 "노 대통령이 측근 비리와 국정에 대한 국민의 축적된 불신을 이유로 재신임을 받겠다고 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었다"며 "재신임의 핵심 사유는 대통령의 도덕성 여부인 만큼 정치권 일반의 문제를 두고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위기 돌파를 위해 술수를 쓰고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특히 "애당초 밝힌 대로 자신 측근비리로 진퇴를 물어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면 이에 대한 전모를 먼저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특검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은 "시시각각으로 상황이 변하고 있어 당이 이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집권 7개월 만에 재신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이유가 측근비리, 편향된 인사, 이념적 혼란, 국책사업의 혼선, 분당 등 총체적 국정혼란과 도덕성 마비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경대 의원은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전에 측근비리 규명과 대통령의 양심고백이 선행돼야 하며 국민투표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중립내각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민주당은 "현행법상 국민투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를 논의하기 위해 4당대표 회담 개최를 거듭 제안했다. 지난 주말 하룻밤 사이에 대통령 책임론에서 국회 책임론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당분간 국민투표 실시에 대한 가부입장을 유보하고 역풍을 피해보겠다는 의도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재신임 국민투표 여부에 대해 헌법론자들 다수가 현행법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고 가능하다는 일부 소수의견도 일부의 헌법조항의 손질을 전제하고 있어 국민투표 실시 결정권은 결국 국회가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협 최고위원은 "몇일 사이에 대통령의 말바꾸기가 여러차례 있었다. 좀 더 기다려 보고 신중하게 대응하자"며 "국민 불안과 국정 혼란을 염려하고 해소하는 차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재신임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국민을 볼모로 잡아 국민에게 신임을 강요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일종의 사술"이라며 "만약 재신임 되더라도 이는 국민들이 국정불안을 걱정해 할 수 없이 결정한 차선책에 불과할 것이므로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노 대토령이 단독 결정해 그만 두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신당=정동채 홍보위원장은 13일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대통령 직을 걸고 도덕재무장을 촉구하고 낡은 정치를 타파해 새로운 틀을 만들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환영했다. 정 위원장은 또 "우리 당은 창당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재신임받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면서 "야당도 당리당략을 떠나 이 문제에 대해 조속히 합의해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대통령이 신임을 묻기로 한 것은 정치권의 묵과할 수 없는 부패구조를 청산하고 새출발하지 않으면 정치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데서 나온 결단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또 야권을 겨냥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정치권의 문제에 대해 다같이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고뇌해야 한다"며 "재신임 국민투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송영길 의원은 "대통령은 측근 비리 등에 대한 총체적 자기반성과 함께 국정쇄신의 의지를 담보해 내야 국민들로부터 재신심을 받을 것"이라고 훈수했다.

이평수 공보실장은 구두논평을 통해 "재신임 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정쟁의 격화로 국정혼란이 우려되자 야권의 연내 재신임 국민투표를 받아 들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2부 (사진설명) 1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최병렬 대표가 대통령 시정 연설관련하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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