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토바이 행상 김종성씨 "작은 사랑의 실천 가장 행복합니다"

"억만금을 모으는 것보다 작은 사랑을 실천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며 오토바이 행상으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불우이웃 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종성(57.대구 평리동.사진)씨는 "더불어 사는 삶, 나누는 삶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아내와 자녀 2명과 함께 월 100만원 남짓한 수입으로 살아가는 그는 11년간 이웃사랑을 실천, 지난 16일 대구시로부터 모범선행 시민상을 받았다.

고향인 문경을 떠나 1973년 대구에 정착, 오토바이 행상으로 이곳저곳을 돌며 힘들고 어렵게 사는 이들을 많이 마주치면서 "자연스럽게 남을 돕게 됐다"는 그는 "단지 이웃에 어려운 사람이 있는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뿐인데 선행상을 주니 오히려 부끄럽다"고 했다.

김씨는 매일 오토바이 행상으로 벌어들인 수입의 일부를 모아놓았다가 매달 한번씩 영락양로원, 신애보육원 등 수용시설에 생활용품, 식료품, 채소 등을 사서 보내고 있다.

또 짬짬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장애인 집을 직접 찾아 말벗이 되어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고민한다.

김씨는 지난해부터는 대구 평리동에 있는 신천지 회관을 빌려 결식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무료급식소가 열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김진호(71.대구 평리동)할아버지는 "나 하나만 챙기기도 바쁜 각박한 세상에서 김씨가 장애인들과 노인들을 부모형제 대하듯 해 언제나 보기가 좋다"고 전했다.

처음 김씨가 남을 돕겠다고 나섰을 때는 펄쩍 뛰었던 아내 강숙자(52)씨도 남편의 지극한 이웃사랑에 동참, 이제는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었다.

강씨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한 남편이 노인과 장애인들을 도와주겠다고 나설 때마다 솔직히 부아가 치밀었다"며 "그러나 힘든 내색없이 너무 행복해 하는 모습에 남편의 진심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평생 주위의 어려운 사람을 돌보며 살아가는 것이 운명처럼 느껴진다는 김씨는 "봉사활동을 계속하면서 '봉사가 남을 위한 희생'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행복찾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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