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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대학을 잡아라' 은행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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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은행과 농협, 조흥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수익 창출과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공공금고 유치, 점포 개설 경쟁, 공공행사 후원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올해 말로 끝나는 대구시 교육청의 금고를 맡기 위해 현재 담당기관인 농협에 도전장을 냈다.

대구은행은 탄탄한 점포 네트워크와 지역 은행이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 공공기관의 금고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농협 역시 점포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교육 금고'를 고수하려 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또 내년 이후에는 조흥은행을 상대로 '법원 금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법원 공탁금도 지역의 자금을 지역 은행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한편 부산과 광주의 법원 공탁금을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이 맡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법원 금고'를 따내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전국적 금융망을 갖춘 점과 공공 금고 관리 노하우 등 장점을 바탕으로 대구은행의 '공세'에 대비하고 있다.

은행들은 공공금고의 경우 전체 수신고의 3% 정도가 수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법원 공탁금의 경우 연간 3천억원 규모로 90여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게 되고 교육 금고는 교육청만 1천500억원, 학교까지 합치면 5천억원 규모여서 45억~150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대구시 교육금고는 농협이 1천억, 대구은행이 500억원 분리 관리하고 있다.

또 대구은행은 경북대 병원과 대구교육대내에 출장소를 잇따라 개설하면서 조흥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5월 경북대병원내에 출장소를 열면서 이전에 있던 조흥은행 출장소를 문닫게 한 뒤 26일에는 대구교육대내 신축 학생회관에 새 출장소를 열 예정이다.

또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경북대 북문쪽 새 학생회관에도 출장소를 열기로 돼 있어 구 학생회관내에 있는 조흥은행 출장소와 학교내에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대구은행은 95년에도 대구대 안에 출장소를 개설, 조흥은행 출장소와 학교 안에서 경쟁을 벌이다 99년 조흥은행 출장소가 철수하기도 했다.

대구은행은 경북대병원내에 출장소를 개설하면서 현금지급기 이용률이 조흥은행보다 많았으며 병원 직원 '우수 고객' 대우, 수수료 면제 등 우대 조건을 내세워 출장소 개설권을 따냈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병원, 학교내에 출장소를 개설한다 해도 큰 수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나 은행 이미지 심기와 고객 확보 등 무형의 플러스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은행 개인영업기획팀 김경룡 부팀장은 "지방분권화 시대에 지역 은행으로서 확보할 수 있는 공공 금고와 적극적인 지역 참여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 기여도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대구본부는 지금까지는 금융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어쩔 수 없이 물러났지만 전국 네트워크망을 지닌 이점을 내세우며 최대한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흥은행 대구본부 이상우 부부장은 "우리가 선점하고 있는 학교 출장소 등을 지키는 것은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조흥은행의 장점을 널리 알려 결코 밀리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공행사 후원에도 적극적이어서 올 8월 열린 대구U대회에는 우리은행과 대구은행이 공식 후원은행으로 나서 은행의 이미지를 높였고 경주문화엑스포 역시 대구은행이 후원, '지역 은행'의 이미지를 심기도 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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