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백양나무에 내 꿈을 밀어넣어
늪가 가시연꽃
손목에 솟는 꽃대 된다면
아직 불 켜지 않은 백열전구가
갑자기 환하게 켜지는 것
내 그대 향해 가는 길 밝으련만
내 꿈은 수틀에 놓인 새
몸 무거워 오늘도
백양나무 껍질 두드리지만
견고하다, 백양나무 그대는 아직
-유가형 '백양나무 껍질을 열다'
유가형 시인은 참으로 얌전한 시인이다.
어디에서고 자신의 의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유 시인은 그저 따르는 사람의 편에 서있다.
그래도 그의 표정에서는 어떤 굳건함을 읽을 수 있다.
이 시에서 그대 향해 가는 길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존재의 본질일 수도 있고 또 사랑의 대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껍질을 두드린다고 표현했던 그 백양나무는 아직 견고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댓글 많은 뉴스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