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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백양나무에 내 꿈을 밀어넣어

늪가 가시연꽃

손목에 솟는 꽃대 된다면

아직 불 켜지 않은 백열전구가

갑자기 환하게 켜지는 것

내 그대 향해 가는 길 밝으련만

내 꿈은 수틀에 놓인 새

몸 무거워 오늘도

백양나무 껍질 두드리지만

견고하다, 백양나무 그대는 아직

-유가형 '백양나무 껍질을 열다'

유가형 시인은 참으로 얌전한 시인이다.

어디에서고 자신의 의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유 시인은 그저 따르는 사람의 편에 서있다.

그래도 그의 표정에서는 어떤 굳건함을 읽을 수 있다.

이 시에서 그대 향해 가는 길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존재의 본질일 수도 있고 또 사랑의 대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껍질을 두드린다고 표현했던 그 백양나무는 아직 견고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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