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완(63) 전 호국청년연합회 총재 등 70∼80년대 폭력배 대부들이 정치인과
결탁해 대한태권도협회를 장악, 온갖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
다.
서울지검 강력부(김홍일 부장검사)는 5일 태권도협회장 선거과정에서 폭력배를
동원, 상대 후보 지지자의 선거참여를 막고 협회 간부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업
무방해.배임증재 등)로 전 국회의원인 구천서(53) 태권도협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구씨와 손잡고 선거방해를 주도하고 협회내에서 갈취, 뇌물수수 등을
저지른 혐의로 이승완 태권도협회 고문을 구속기소하고 충청지역 폭력계 대부였던
한용석(63) 태권도협회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미국으로 달아난 전남지역 폭력계 대부 박종석(본명 박익.60) 태권도협
회 전무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작년 2월5일 김운용 전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태
권도협회장 선거에서 구천서씨를 회장 후보로 옹립하고 상대 후보인 이모씨를 지지
하는 대의원 등이 선거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다.
구씨는 당시 동원된 폭력배 등 300여명이 선거장 출입구를 봉쇄한 가운데 자신
을 지지하는 대의원 17명 등 관계자 수명만 선거장에 입장하도록 한 뒤 선거를 실시,
만장일치 당선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당시 협회장 선거에서 구씨는 또 선거 관리.감독자인 한모 협회 부회장과 오모
협회 이사에게 대의원을 규합해 자신을 지지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각각 2천
만원과 500만원을 건넨 사실도 밝혀졌다.
달아난 박씨는 재작년 10월 김운용 당시 회장이 자신을 축출하려 하자 태권도인
100여명을 동원해 자신의 해임을 위해 열린 대의원총회를 무산시켰던 것으로 드러났
다.
특히 이씨는 구씨를 협회장에 당선시킨 뒤 작년 9월께 태권도용 전자호구 판매
업체로부터 리스 외제차량 등 5천8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았으며, 과학기술장학재단
관계자를 협박해 8억원을 빼앗는 등 비리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90년대 중반 이후 협회 고위직을 차지해 오던 폭력조직 관계자들이 일부
태권도인들로부터 사임압력을 받게 되자 자신들을 추종하는 협회 대의원들을 규합해
정치인을 회장으로 옹립한 다음 협회를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홍일 강력부장은 "거물급 조직폭력배들이 태권도협회의 간부급으로 행세하며
태권도계를 수년간 장악해왔다"며 "폭력배들이 스포츠계 등 다양한 사회영역으로 진
출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권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선거방해에 가담하거나 뇌물을 받은 오광웅(59) 대구시 태권도협회장
등 태권도협회 주변인사 2명을 구속기소하고 뇌물을 건넨 업체 대표 등 4명을 불구
속기소했다.
이씨는 87년 통일민주당 창당방해 사건인 '용팔이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호청련을 결성, 전국 폭력계를 제패한 '대부'이며, 박씨는 70년대 중반 범서방파 두
목 김태촌씨와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를 휘하에 두고 서울을 장악했던 인물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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