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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의 의원이 밝힌 '돈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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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굳힌 한나라당 주진우(고령.성주.사진) 의원이 9일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8년 가까이 되는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겪었던 '돈과 정치'에 대한 뒷이야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이야기는 두 차례에 걸친 자신의 총선 비용과 일상적 지구당 운영 등 정치활동에 드는 돈 이야기로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라는 이야기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님을 방증했다.

매달 약 3천만원의 돈이 지구당 운영자금으로 들었으며 선거철에는 4천만~5천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초선이나 돈 없다고 소문난 국회의원이 아니고는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정도의 돈은 들 것이라는 게 정당 주변의 정설이었는데 이 또한 사실로 확인시켜 준 것이다.

또 아직 우리 정치환경에서는 돈이 없으면 정치를 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거나 아니면 무능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도 이야기했다.

검은 돈의 유혹 속에서 자칫 일생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점을 빗대 '국회의원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이라는 우스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리고 4선을 지낸 수도권 출신의 모 전 의원이 자신에게 해준 이야기도 소개했다.

정치 대선배인 그는 4선을 하면서 약 200억원이나 되는 돈을 썼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국회의원을 하면 돈이 좀 있는 사람은 재산을 떨어먹기가 십상이며 돈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손을 벌리게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했다.

노량진수산시장 입찰비리 의혹사건과 관련해 지난 3일 항소심에서도 유죄(징역 6월, 집행유예 1년)를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중인 주 의원은 이날 "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대법원에 상고를 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법원이 정치인에 대해 더 높은 윤리의식을 요구해 유죄를 선고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을 똑바로 보지 않는 현실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두 번에 걸친 자신의 총선 비용과 관련해 주 의원은 "첫 번째 선거(96년 15대 총선)에서는 30억원을 썼고 지난 번(2000년 16대 총선)에는 약 8억~9억원을 썼을 것"이라고 고백, 수십억원대 선거 비용설이 소문이 아님을 확인해 주었다.

주 의원은 이어 "내년 총선에서 고령.성주와 인구가 더 많은 칠곡의 통합이 예상되는 만큼 선거 비용이 약 40억원 정도는 들 것으로 생각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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