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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애가 무슨 죄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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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두 알 한꺼번에 못 먹어 한 알씩 나눠 먹었어. 그런데도 목에 걸려 잘 안 넘어가…".

지난 10월 음독 자살을 기도한 부모를 따라 극약을 함께 먹은 초등학생이 두달간 입원치료를 받다 9일 숨졌다.

부모는 응급치료를 받고 회복됐지만, 딸은 홀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것.

경찰은 김모(38.대구시 북구 노곡동)씨 부부가 사건 발생 전부터 동반자살을 결심하고, 안경제조공장에서 사용하는 청산가리와 캡슐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날 오후 4시쯤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힘들더라도 새 출발해 열심히 잘 살아보자'며 설득을 하다 다퉜고, 딸과 아내가 샤워를 하러 간 사이 거실에서 미리 준비해 둔 청산가리가 든 캡슐 4개를 먹었다는 것. 그리고 부인 노씨(38)씨가 이를 보고 딸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

몽롱한 상태에 있던 김씨는 잠시후 '약이 잘 안넘어간다'는 딸의 목소리를 들었고 황급히 방으로 뛰어 들어갔지만 이미 약을 먹은 뒤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아이에게까지 약을 먹이면 어떡하냐'며 아내에게 고함을 쳤고 아내는 '다 죽으려고 그랬다'고 말한 뒤 친정집에 전화를 걸어 '가족 모두 극약을 먹었다'며 뒤처리를 부탁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당시 충격으로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알 수 없지만 김씨의 진술 등으로 미뤄 생활고나 가정불화 등으로 자주 다투다 자살을 기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고통을 받는 세태가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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