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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 빈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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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虛舟) 김윤환(金潤煥) 전 의원의 빈소인 서울 아산병원 3층 장례식장은 15일 국화 꽃으로 덮였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 고교 동기인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전직대통령과 각당 대표, 전현직 국무총리, 국회의원, 이의근 경북지사, 조해녕 대구시장 등 200여명이 화환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허주를 사랑하는 선산인' 명의의 조화가 눈길을 끌었다.

부인 이절자씨(63)와 아들 사위, 동생 태환씨 등이 지키는 빈소는 4일장 첫날이어서인지 다소 썰렁했다.

노 대통령이 문희상 비서실장을 보내 문상하고 박관용 국회의장,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김근태 우리당 원내대표, 박상천 민주당 전 대표, 정호용 전 의원 등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는 대선자금 관련 검찰 조사 뒤 곧바로 귀가, 16일 빈소를 찾았다.

조문객들은 주로 '정치무상 인생무상'을 얘기했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가 허주를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을 두고 "잘못된 공천"이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최 대표는 "나는 내가 공천하지 않는다.

시스템으로 공천한다"고 했다.

여야 전현직 정치인이 두루 모였으나 최근 대선자금 수사로 정국이 경색 일로를 걷고 있어서인지 서로 간단한 인사만하거나 목례를 하고 별말없이 제각각 돌아섰다.

특히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과 최 대표, 박 의장은 같은 테이블에 10여분 자리를 함께 했으나 대화는커녕 눈길조차 자주 마주치지 않았다.

한나라당 윤태현 연수원교수는 "빈소 분위기를 보면 현 정국기상도를 알겠다"면서 "조정자 역할에 능했던 허주가 '도' 아니면 '모' 식으로 대립하는 현 정국을 보며 마지막 인생을 정리하는 마당에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빈배'는 흰색 국화꽃 속에서 손을 포갠채 특유의 엷은 미소를 띠고 있을 뿐이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0부는 15일 건설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항소심이 진행중인 김윤환 전 의원이 별세함에 따라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92~93년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 알선 대가로 3억5천만원을 받고 96년 15대 총선직전 두원그룹 김찬두 회장으로부터 신한국당 전국구 공천대가로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작년 2월 1심에서 법정구속 없이 징역 5년에 추징금 33억5천만원이 선고됐다.

김 전 의원은 항소를 제기한 뒤 건강악화와 신병 치료를 위한 출국 등으로 재판에 참석치 못해 재판이 계속 연기돼 왔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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