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와 사람-김현옥 계명대 교수

비디오 댄스라는 생소했던 장르를 지역에 소개했던 김현옥(49.계명대 무용과) 교수가 이번엔 시와 음악, 미술을 춤판에 끌어들이는 시도를 한다.

김 교수가 추진중인 이번 작품은 한국과 미국의 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연기획작 '월트 휘트만 프로젝트'. 미국의 저명한 서정시인 월트 휘트만의 시에 화가 존 딕비(66)의 콜라주 작품과 김 교수의 한국무용이 한데 어우러지는 등 동.서양의 만남을 추구하는 것. 그래서 이번 작품의 제목도 'Dancing to the Music of Poetry'이다.

김 교수가 이번 작품을 기획한 것은 지난 2002년 롱 아일랜드대학 객원교수로의 도미가 인연이 됐다.

"9.11 뉴욕참사와 관련한 존 딕비의 콜라주 전시회에서 그의 부인 조안 딕비가 'Hommage to the Fallen'(떨어진 자에게 경의를)이라는 시를 낭송하는 것을 보고 작품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죽은 사람의 혼령과 대화하는 모습을 당시 공부하고 있던 전통무용인 승무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 해 12월 그는 승무 의상을 입은 한국 무용수와 미국 무용수의 이인무인 'Hommage to the Fallen'을 안무, 롱 아일랜드대학 극장 무대에 올렸다.

"원래 승무는 딱딱하고 각의 미학을 표현하는 춤입니다.

하지만 제 작품은 곡선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최대한 살려냈죠".

김 교수는 "'Hommage…'가 당시 미국 무용계와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조안 딕비(62.여) 롱 아일랜드대 영문학 교수는 "김 교수의 작품을 본 후 휘트만이라는 서양의 문학과 동양의 춤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기획작은 휘트만의 서정적이고 자유로운 시를 동양의 춤에 투영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부터 작품연구와 제작준비에 착수, 현재 거의 밑그림이 완성된 상태. 조만간 뉴욕으로 건너가 무용연습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이번 작품에는 우리 무속의 고풀이(살풀이 천의 매듭을 묶었다 푸는 장면)를 등장시킬 생각입니다.

실내악단의 생음악에 맞춰 휘트만의 시가 은은하게 흐르고, 전 세계 모든 문화권의 무용수들이 담겨져 있는 콜라주에 춤을 투사하는 등 우리 전통무용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표현하는 작품으로 만들겠습니다".

'폭풍의 자랑스런 음악' 등 휘트만의 서정적인 시를 조안 딕비 교수가 낭송하고, 화가 존 딕비의 콜라주 'Butterfly' 시리즈의 20여 작품이 등장하는 '월트 휘트만 프로젝트'는 오는 7월쯤 롱 아일랜드 월트 휘트만 생가 박물관에서 공연될 예정. 또 2005년 영국 런던 무대에 작품을 올린 뒤 이듬해 대구에서도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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