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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간 가계부 써온 박진우.이복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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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잔고 1만7천610원. 1966년 1월1일 지출=영희(딸) 60원, 영지(아들) 15원, 어른생신 김 한톳(100장) 125원, 술값(막걸리 한 되) 30원, 건빵 1봉지 8원, 철이품삯 100원, 부조 100원, 분실 2원. 수입=계란판 값 40원'.

'2004년 1월1일 지출=설때 쓸 돔배기 6천원, 오징어 2마리와 문어다리 1개, 명태2마리 등 1만6천원. 수입=영오(막내아들) 100만원 입금'.

1966년 1월1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가계부를 쓴 노부부의 '자린고비'정신이 경제난에다 카드 빚에 쪼들리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교훈'이 되고있다.

동네사람들로부터 '구두쇠'로 손가락질 받기도 했던 박진우(77.칠곡군 지천면 연화2리).이복술(77)씨 부부가 평생동안 지켜온 살림 원칙은 '철저히 아끼기와 가계부 적기'다.

앞뒷집 총각 처녀로 만나 18세 때 결혼을 한 이들이 1966년 이후 40여년 동안 손수 작성한 가계부는 총 30여권. 빛 바랜 가계부에는 꼼꼼하게 수입과 지출사항이 기록돼 있다.

남다른 삶을 살아온 이 부부의 일기장이기도 한 가계부를 넘기면 수십년간의 집안 역사가 한 눈에 펼쳐진다.

가계부 쓰기를 도맡아왔던 박씨는 12년전 대장암 수술을 받았고 작년에는 위 수술까지 받아 몸이 극도로 쇠잔해졌다.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새 가계부를 장만했다.

"쓸데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해서는 안돼. 그리고 돈되는 일은 아무리 험한 일이라도 피하지말고 일단 수중에 들어온 돈은 단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거야".

박씨의 알뜰정신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박씨는 "아버지는 '남을 멸시하지 말라'고 가르쳤고, 어머니는 '있을 때 아껴쓰라'고 늘 말씀하셨다"고 기억했다.

박씨 부부는 부모의 근검절약 정신을 철저히 실천해 물려받았던 4천여평의 논밭을 8천여평으로 늘렸다.

부인 이씨는 "영감은 평생 자기 돈으로 옷을 사본 적이 없고 내 손에 들어온 것은 버리는 게 없었다"며 "3남2녀 아이들에게도 무섭게 경제교육을 시켜 잘살고 있다"고 했다.

이런 박씨 부부가 지난해말 '큰 사고'를 쳤다.

문전옥답 102평(3천만~4천만원 상당)을 마을경로당 신축부지로 내놓은 것이다.

동네주민들이 경로당을 짓기위해 땅을 팔라고 몇해째 요청했으나 그동안 거절해온 땅이었다.

부인 이씨는 "건강이 좋지않은 영감이 우리 땅에 지은 경로당에서 장기 두는 모습을 2년만이라도 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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