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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촌철살인, 그 통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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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찾은 볼테르(18세기 프랑스의 작가)가 탄식했다. "피라미드의 용도가 무엇이냐고? 군주나 총독, 왕실 집사 등의 미라를 보존하기 위함이다. 그들은 천년이 지나면 영혼이 다시 찾아와 미라를 부활시키리라 굳게 믿었다. 그런데 시신에 방부제를 바르면서 어찌하여 뇌만은 제거했을까? 그들은 뇌 없이 부활해야만 할 중대한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정치인들이 뇌가 없어 보일 정도로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나 보다. 볼테르는 거대한 피라미드의 스케일에 압도되기보다, 백성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며 피라미드를 세운 권력자들의 저열한 권력욕을 농담 삼아 조롱한다.

농담(弄談)은 진담보다 진지할 때가 있다. 철학자나 현자들에게 농담은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여우이야기' '트리스탄과 이즈' 등을 펴낸 이형식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가 철학자들의 농담을 모은 책 '농담'(도서출판 궁리 펴냄)을 펴냈다. 이 교수에게 있어 농담은 우리의 가슴 속에서 부글거리며 썩고 있는 담즙, 그 어처구니 없는 세월의 잔해를 조용히 흘려보내게 해주는 것이다.

어느날,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신전 재산 관리인들이 젊은이 한명을 사납게 끌고 갔다. 신전에서 잔을 하나 훔쳤다는 것이다.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디오게네스가 중얼거렸다. "큰 도둑들이 작은 도둑을 잡아가는군!"('큰 도둑들이 작은 도둑을 잡아가는 군' 중).이책은 종교라는 미명 아래 자행된 광기도 조롱한다.

옛 프랑스 어느 철학자의 비망록 구절. '조로아스터교나 바라문교 신도들은 불을 숭상한다. 하지만 그 두 종교보다 불을 더 가까이 하는 종교가 있다. 군주들과 관리들은 이단자들과 이교도들을 불에 태우는 일에 열정을 활활 지펴야 한다.

진정, 모든 배화교(불을 숭상하는 종교)들 중에 으뜸이다'('불의 종교' 중).

'농담' 속에서 언중유골의 말 한마디를 던지는 주인공들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디오게네스 등 철학자들과 유랑시인, 사제, 도둑, 사기꾼 등이다. 정치 이야기에서부터 종교, 경제, 그리고 남녀 상열지사에 이르기까지 책 속의 일화들을 읽고 있노라면 '예나 지금이나 실상이 똑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농담'은 웃기자고 쓴 책은 아니다. 읽는 이에 따라서는 끝맛이 쌉쌀할 수도, 다소 썰렁한 개그프로그램을 볼 때와 같은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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