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이스페타시스, 글로벌기업 도약 꿈꾼다

지난 30일 오전 대구 달성공단내 ㈜이수페타시스 본사공장 전기검사반. 사무실인지 공장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의 깨끗한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회사의 주력 생산품인 PCB(인쇄회로기판.Printed Circuit Board)에 대한 전기 검사를 하는 현장. 전기를 넣고 기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 모니터를 응시하는 직원들의 눈동자가 빛을 낸다. PCB가 가전.통신.산업용기기 등 정밀기기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만큼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정밀한 작업이 필요한만큼 스트레스도 큽니다. 하지만 즐겁습니다. 달성공단, 아니 대구.경북지역에서 이만한 기업이 없을거라고 저희 근로자들은 자부합니다" 입사한 지 12년 됐다는 윤동식 전기검사반장은 이수페타시스는 근로자들이 먼저 칭찬하는 회사라고 했다.

PCB 원판을 도금하는 공정도 흔히 3D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도금공정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깨끗했다. 정밀기기 부품 제조공장답게 말끔한 작업장이 인상적.

이수페타시스는 3천여개에 이르는 세계 PCB 제조업체 가운데 랭킹 50위권에 드는 글로벌 기업. 국내에서 가장 늦게 PCB에 뛰어든 편이지만 이 회사는 단숨에 삼성.LG 등에 이어 국내 랭킹에서도 5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이수는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미국 시스코시스템즈사(社)에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PCB를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

1999년 이수와 거래를 튼 시스코는 현재 시스코 전체 PCB 수급량의 17%를 이수로부터 도입한다. 거래 초기, 이수에 물량을 거의 주지 않았던 시스코는 최근 도입 물량을 늘린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이수에 대해 가장 높은 기술수준 평가치인 어드밴스드(Advanced) 인증까지 했다.

이수페타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1천300억원. 지난해에는 수출만 8천800만달러를 했다. 매출액의 70%가 수출.

"2001년 미국의 IT경기가 내려앉으면서 세계 PCB 수요가 급감, 저희 회사는 시련을 겪기도 했습니다. 2000년 1억1천만달러를 수출했지만 2001년과 2002년엔 6천600만달러 수준으로 수출이 급감했죠"

기획팀 윤상철 대리는 당시 회사 전체가 '어쩌나'하고 발만 구르지 않았다고 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

회사내 모든 조직원이 '잘 나갈 때 몰랐던 것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공정 곳곳에 숨어 있는 비효율을 제거, 원가절감에 나섰다.

2001년과 2002년 매년 700여건의 임직원 원가절감 아이디어가 쏟아졌다.이런 결과 2001년 115억원, 2002년 64억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그리고 2003년 이수페타시스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 해 목표는 매출 1천600억원, 수출 1억달러. 2001년 400만달러를 투자, 미국에 세운 공장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 올 해 영업전망은 더욱 밝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이수페타시스=1988년 '남양정밀'로 출발했다가 1996년 이수그룹이 인수,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수그룹이 인수한 뒤 연매출 200억원에 불과하던 회사가 연매출 2천억원에 육박하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수그룹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위인 김상범 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대구은행장과 부총리를 지낸 지역 출신 김준성씨의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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