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미도'는 북파 공작원들의 실상을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다뤄 현실감이 떨어집니다.
한마디로 블록버스터형 액션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진시인 신대철(59.국민대 교수)씨는 극장가의 흥행신화를 새로 쓰고 있는 영화 '실미도'에 대해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1960년대말 최전방 부대에서 장교로 복무하면서 북파공작에 참여했던 그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면서도 등장인물이 살인병기로만 다뤄져 실제 인물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면서 "너무 과장되고 흥분한 이 영화는 당시 사건을 마치 단순한 폭도들의 감상적인 자살극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잊혀졌던 국가폭력과 분단상황 아래서의 비극적 사건에 사회적 관심을 갖게 했고, 그늘속에 살았던 북파공작원들이 일상으로 돌아와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씨는 북파공작의 체험을 담은 시 '실미도'를 계간 문예지 '창작과 비평' 2001년 가을호에 발표한 바 있다.
이달 중순 발간되는 같은 잡지에 영화 '실미도'에 대한 감상을 적은 '실미도에 대한 명상'을 기고하기도 했다.
1968년 1.21사태 후 한달만에 군에 입대한 신씨는 최전방에서 장교로 복무하면서 북파공작원들에게 길을 터주고 다시 데려오는 임무를 맡았었다.
그는 "1972년 이문구 선생이 편집장을 하던 '한국문학'에 비무장지대 체험을 담은 장시 '우리들의 땅'을 발표한 적이 있다"며 "겸열이 심하던 때라 앞부분은 지워졌지만 비무장지대의 구체적 현실을 담은 시를 발표한 것은 국내 문단에서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전 내놓은 두번째 시집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로 제4회 백석문학상을 받은 그는 "북극에서 우연히 북한 사람을 만났는데 바로 그 북한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시집에 담았다"고 밝혔다.
신씨는 "군사분계선을 오간 얘기라든지, 실미도와 관련된 것을 포함해 세 권 분량의 원고가 있다"며 "올해와 내년 안에 그동안 내지 못한 시집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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