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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도(道)의 본질을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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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도척(盜拓)은 도둑의 대명사로 통하는 중국 최고의 도둑이다.

'장자(莊子)'에는 도척과 부하 도둑의 이야기가 나온다

도척의 부하 도둑이 도척에게 "도둑에게도 도(道)가 있느냐"고 물었다.

도척은 "무엇이나 도가 없을 수 있겠는가? 무릇 남의 집 방 속에 감추어진 물품을 알아맞히는 것은 성(聖)이고, 훔치기 위하여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기(勇)이고, 훔친 후 뒤에 나오는 것은 의(義)이고, 훔치는 것의 성공여부를 아는 것은 지(知)이고, 훔친 것을 골고루 나누는 것은 인(仁)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않고서 큰 도둑이 된 자는 천하에 없었다"고 말했다

도척을 깨우치기 위해 찾아 온 공자를 보고 도척은 도리어 "노(魯)나라의 협잡꾼 공구(孔丘)"라고 몰아치며 조목조목 예를 들어 질타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사실의 여부를 떠나서 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을 풍자하고 있음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비록 성인이 없다는 시대에 살지만, 이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도층 인사들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성(聖)을 갖추고, 어려운 일을 찾아 먼저 행하는 용기(勇)를 갖추고, 국민들이 먼저 행복을 누리게 하는 의(義)를 행하고, 국민들을 위해서 먼저 할 일과 뒤에 할 일을 아는 지(知)를 갖추고, 빈곤층에게도 보람을 느끼는 행복한 삶을 골고루 나누어 줄 수 있는 인(仁)을 행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고서도 지도층 인사들이 국민들의 존경을 받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공은 다르지만 조선시대 최고의 문장가인 연암 박지원 선생은 '호질(虎叱)'에서 부패하고 위선적인 지도층 인사들을 상징하는 유자인 북곽(北郭)선생을 등장시켜 호랑이로 하여금 꾸짖고 있다.

현실을 통찰하고 반성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도둑보다 못한', '짐승보다 못한' 처지로 추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야만 도(盜)가 도(道)를 희롱하지 않고, 지도층 인사들이 행할 도의 본질을 회복할 것이다.

김종환 육군3사관학교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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